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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치료하던 의사마저 살해한 '양극성정동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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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19.01.02 13:33:40

기분과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충동적 행동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재발이 쉽고 재발 반복할수록 치료도 어려워져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연말 분위기로 부풀어 있던 지난 12월 31일, 한 대형병원 진료실에서는 정신과 진료 상담을 받던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던 담당 교수를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는 참극이 벌어졌다.

뉴스를 통해 이 환자가 가지고 있던 질환은 ‘양극성정동장애’로 알려졌다. 주로 조울증이나 조울병으로 알려진 기분장애다. 양극성정동장애는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이 신경세포의 활성도의 변화,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의 변화, 뇌 신경전달 단백질의 이상 등으로 균형을 잃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기분장애라고 하면 흔히 기분이 들뜨거나 우울한 증상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분장애는 기분 만의 병이 아니라 기분, 생각, 의욕, 감각이 함께 변하는 병이다. 흔히 알려진 우울증의 경우 상당 기간 동안 기분이 우울하고, 생각이 느려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지고, 의욕과 즐거움이 줄어든다. 또한 가슴이 답답하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이나 평소 가지고 있는 통증이 심해지는 감각의 변화도 우울증에서 흔하게 동반하는 증상이다.

양극성정동장애는 이러한 ‘우울 증상’이 있는 시기 외에도 기분이 들뜨거나, 때로는 흥분되거나 짜증이 늘고, 말과 생각의 속도가 빨라지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 늘어나거나, 의욕이 넘쳐서 여러 가지 일을 벌이거나, 심한 경우 환청이나 망상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는 ‘조증 증상’의 시기를 함께 경험한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우울증과 양극성정동장애가 구분될 수는 없고, 그 정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전형적인 조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보다 감정기복이 두드러지거나, 짧은 기간을 들뜨고 유쾌하고 의욕적인 ‘경조증 증상’을 보이면서 대부분의 시기를 우울하게 보내는 환자들이 더 흔하다.

성격과 구분이 되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유쾌하거나 감정기복을 보이는 환자들부터 정신병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까지 매우 다양한 모습을 가진 병이다. 그래서 이 병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기 어렵다. 또 한편으로는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은 견뎌야 하는 증상의 폭이 크기 때문에 우울증보다 더 힘들게 느끼고, 자살과 같은 충동적인 행동의 위험도 더 높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약물 치료를 시작하고 바로 증상이 나아지진 않지만,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수개월에 걸쳐 기분기복이 줄어들고, ‘우울 증상’과 ‘조증 증상’이 나아진다. 하지만 이 병은 재발하기 쉽고, 재발을 반복할수록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나아진 이후에도 꾸준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이 매우 중요하다. 수면, 식사, 운동을 꾸준하고 규칙적으로 하고, 감정기복을 심하게 하는 음주, 과소비, 도박, 과로, 폭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남에게 관대하지 못한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병을 낫기 어렵게 한다. 그래서 인지행동치료나 정신치료를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명우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많은 양극성 장애 환자들이 초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꾸준한 케어를 받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러한 환자들이 질병 초기부터 제대로 된 치료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일에 개인과 사회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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