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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벤처기업가의 몰락' 배병우 전 인포피아 회장 구속기소

김보영 기자I 2016.08.22 16:19:51

檢, 배 전 회장·기업사냥꾼 등 횡령·배임 적용 "300억 손해"
정부지원 100억 받은 유망 기업서 지난 5월 '상장폐지'
"사실상 1인 지배회사…외양 키우기 급급했던 결과"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스타 벤처 기업가’로 유명한 배병우(53) 전(前) 인포피아 회장이 기업사냥꾼들과 함께 회삿돈을 마구 빼돌리는 등 3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박길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배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배 전 회장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출연금 9억원을 유용하고 이른바 ‘무자본 M&A’ 기업사냥꾼들에게 회사를 매각하며 회삿돈 약 4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한 배우자 명의의 의료기기 포장 외주업체에 24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141억 상당의 의료기기들을 채권회수가 불가능한 업체에 수출하도록 강행해 회사 경영에 타격을 받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회사의 전 대표 이모(43)씨 등 기업사냥꾼 4명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배 전 회장에게 지난해 5월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 모두 경영진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자사주 86만주(106억원 상당)를 횡령하는 등 회삿돈 약 130억원을 빼돌리고 이어 제 3자에게 회사를 다시 넘기는 대가로 32억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가 적용됐다.

기업사냥꾼들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게 되자 이에 대한 축소와 무마를 청탁할 현직 금직원 직원을 알선해달라며 변호사 강모(49)씨에게 4억 40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강씨를 구속기소했다.

배 전 회장이 1996년 창업한 인포피아는 혈당측정기 제조업체로 2007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이 회사는 2010년 ‘히든챔피언’과 2011년 ‘월드클래스 300’ 등 정부의 강소기업 육성사업 지원 대상에도 선정돼 출연금 100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그러나 인포피아의 회계감사 담당법인이 전·현직 임직원의 횡령과 배임, 무자본 M&A 의혹을 제기해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지난 5월 결국 상장폐지됐다.

검찰은 인포피아가 코스닥 상장사였지만 사실상 배 전 회장의 1인 지배회사에 가까워 무모한 매출 증대와 횡령 등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내실보다는 외양 키우기에 급급해 소액주주만 큰 피해를 입었다”며 “1인 지배회사 대표나 투기목적 M&A 세력의 불법 및 독단적 의사결정 등 전횡에 대한 견제 장치가 미흡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배병우 전(前) 인포피아 회장과 기업사냥꾼 4명, 관련자 13명 등이 벌인 범행 구조도. (사진=서울남부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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