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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출자는 신생 운용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오랜 기간 우수한 실적을 쌓은 운용사들 위주로 베팅하는 ‘리업(Re-up)’ 방식을 선호하는 가운데 상반된 움직임이다. 전반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출자 규모와 횟수를 대폭 줄인 시점에서 루키 출자는 트랙 레코드를 쌓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생 운용사들에 한 줄기 빛과 다름없다.
노란우산공제는 지난해 말에도 PE 부문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로 총 10곳을 선정해 총 2600억원을 위탁했다. 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 돈줄을 죄는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올해 일반 리그 부문에서 선정 운용사 수를 8곳에서 6곳으로 줄어든 것 외에는 변화가 없어 이목이 쏠린다.
올해 기관투자가들은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 채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PEF 투자를 줄이는 추세다. 하지만 이 와중에 국내 부동산 자산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르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PE나 VC로 눈을 돌리는 기관들이 늘어난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기준 23조원이 넘는 투자자산을 굴리는 사학연금도 국내 PEF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를 오는 23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이번 출자는 총 4000억원 규모다. 사학연금은 상위 4곳을 뽑아 운용사별로 1000억원 이내의 금액을 약정할 계획이다. 사학연금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대체투자 자산 비중은 21.28%(4조9988억원)로, 작년 한 해 이 부문에서만 15.77%의 높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사학연금의 최근 3개년 국내 PEF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 선정 규모를 살펴보면 △2018년 2000억원(2개 운용사) △2020년 1500억원(3개 운용사) △2021년 2000억원(4개 운용사) 등이다. 이처럼 사학연금은 매년 꾸준히 PEF 출자를 진행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에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리 상승에 대한 타격이 커 대신 PE 부문 출자 금액을 2배가량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체투자는 부동산과 인프라, PE, VC 등으로 나뉘는데 자산배분계획에 따라 투자 자산 비중이 정해져 있다”며 “국내 부동산 매물이 나오면 경쟁이 치열해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부동산이나 인프라보다 PEF에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 투자해놓은 자산이 만기가 돌아오는 경우는 많은 반면, 신규 투자 집행이 잘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기관투자가의 국내 대체투자 비중이 축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