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추가 여론전 나서나..'설 민심'이 좌우할 듯

이준기 기자I 2017.01.26 14:51:06

외신 인터뷰 가능성..대리인단 전원사퇴 카드도 만지작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여론전 플랜’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설 연휴 기간 보수 지지층 결집 등 여론의 추이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전날(25일) 보수 인터넷방송 정규재tv와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는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라며 배후 음모설을 제기했다. 허황된 의혹들이 부풀려지는 과정에서 개혁·체제 반대 세력들이 손을 잡아 기획·관리한 게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라는 얘기다. 사실상 보수층을 향해 ‘나를 응원해달라’는 메시지를 공개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촛불시위를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광우병 시위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평가절하한 반면, 보수단체의 탄핵반대 시위인 태극기집회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다”고 치켜세운 게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카더라’ 같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덮여 있고 ‘아니면 말고’ 하는 과정이 일상화된 건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기각 결정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 관계자는 “그간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던 최순실씨가 전날 강압수사를 주장하며 특검을 맹렬히 공격한 데 이어 박 대통령까지 인터뷰를 강행한 건 동시다발적 역공으로 보인다”며 “전형적인 국면전환을 위한 세밀한 전략”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1일 기자간담회와 전날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만큼 마지막으로 ‘외신과의 접촉’을 최종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설 민심의 흐름이다. 이번 여론전이 효과를 봤다가 판단했을 땐 지체없이 여론전 플랜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언제든 가능하다”며 “전면에 등장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결단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만약 추가 여론전을 시행한다면 내달 2일 박 대통령의 생일을 전후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특검의 압수수색·대면조사 시기와 맞물리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일각에선 2월 초는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는 의견에 힘이 더 실리는 양상이다. 특히 박한철 헌재소장이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전 결론’을 공식화한 만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한 상황이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헌재의 탄핵안 인용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지만 법률적으로만 봤을 땐 다툼의 여지가 충분하다”며 “여론의 향방이 헌재의 결정을 가를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인 만큼 막판 여론전에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최후의 수단으로 법률 대리인단의 전원 사퇴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대리인단은 전날 박 소장의 발언을 두고 “심판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전원 사퇴를 시사한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전형적인 정치 승부사”라며 “더욱 구석에 몰리면 전혀 예상치 못한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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