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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최대 실적’ KCC, 高원자재가·주택침체 극복한 배경은

김영환 기자I 2023.02.14 16:06:15

모멘티브 인수 이후 실리콘 가격 인상 효과 ''톡톡''
건자재도 신축 시장 중심이어서 인테리어 시장 불황 여파 피해
올해부터 건자재 사업 실적 악화 우려....사측 "실리콘 사업부문 확대할 것"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KCC(002380)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원자재가 상승과 강달러, 주택거래 침체 등 다중고에도 불구하고 실리콘 사업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최대실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실리콘의 힘…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역대 최고 실적

KCC는 지난 2022년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4676억원으로 전년대비 20.3%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보다 15.3% 늘어난 6조774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28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KCC 2021년 및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단위=억원. 자료=금감원)
다만 지난해 4분기의 경우에는 매출액이 1조6412억원으로 8.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7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794억67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원재료 가격이 급상승하고 달러 강세가 유지되면서 전반적인 환경이 좋지 않았다. 물류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건설·부동산 등 전방시장 침체에 따른 경영환경 역시 관련 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KCC의 실적을 이끈 것은 실리콘 사업부문이다. 지난 2019년 최종 인수한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2021년 1월 KCC의 실리콘 사업부문은 MOM Holding Company(이하 MOM)로 수직계열화 했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 MOM 매출이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실리콘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범용성이 높아 개별 업황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원자재가 상승으로 실리콘 가격도 같이 상승했는데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에 따라 전방위적으로 납품되는 실리콘 매출 및 실적이 덩달아 상승했다.

KCC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당 2322원이던 메탈 실리콘 입고가는 2021년 3810원으로 상승했고, 2022년 3분기 기준 5300원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내수용 실리콘 가격은 2020년 6681원에서 9040원으로 높아졌다. 4분기에 영업이익이 주춤한 것도 국제적으로 유기 실리콘 생산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KCC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실리콘 수요가 많이 늘어서 영업이익도 좋고 실적도 좋았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시장 부진 여파도 피해

주택경기 침체도 피해갔다. LX하우시스(108670)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무려 78.8%가 감소한 데 반해 KCC는 부동산 침체 등 전방시장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
(사진=KCC)
차이는 인테리어 시장에서의 점유율 차이다. 부동산 시장과 건설사, 건자재 업계의 업황은 1~2년 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면 건설회사가 신축 건물을 올리고, 가장 마지막에 자재를 공급하는 게 건자재 업체여서다.

그러나 인테리어 시장의 불황은 즉각적으로 업계에 반영된다. 인테리어 시장 점유율에서 LX하우시스가 앞서다 보니 지난해 주택매매 침체의 여파를 직격으로 맞은 셈이다. LX하우시스 측은 “건설·부동산 등 전방시장 침체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를 실적 부진 이유로 꼽았다.

다만 KCC 역시 올해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건자재 실적 악화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KCC 측은 “실리콘 사업부문 확대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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