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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목숨 앗아간 `석란정`은 창고?…경찰 "인화성 물질도.."

김민정 기자I 2017.09.18 14:44:45
석란정 화재원인 찾는 합동 감식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정년을 1년을 앞둔 베테랑 소방관과 부임한 지 8개월 된 새내기 소방관 등 2명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강릉 경포 ‘석란정’ 화재의 원인을 둘러싸고 여러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관리인이 최근까지 이곳을 창고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강릉경찰서는 석란정 붕괴로 이어진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다. 이번 합동 감식에는 강원지방경찰청과 강원도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화재가 발생한 ‘석란정’은 높이 10m, 면적 40㎡ 규모의 목조 기와 정자로 건축물대장도 없는 사실상 무허가 건물이다.

석란정은 1956년 지역의 갑인생 동갑 계원들이 건립한 것으로 최근에는 인근에 사는 관리인이 담당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소방관 순직 참사 현장에 남겨진 국화꽃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석란정 관리인이 건물 내부에 여러 가지 비품을 보관하는 등 창고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며 “보관 물품 중에는 페인트통을 비롯한 인화성 물질도 있던 것으로 알려져 합동 감식을 통해 이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은 “6개월 전에 이미 석란정 내부의 전기설비가 차단된 점 등을 고려, 실화 또는 방화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7일 오전 4시 29분께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불을 끄던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는 정자인 석란정이 붕괴하면서 그 잔해에 깔렸다.

두 사람은 10여 분 만에 구조됐으나 심정지 상태였고 이 소방위는 오전 5시 33분께, 이 소방사는 오전 6시 53분께 각각 숨을 거뒀다.

순직한 소방대원 두 명의 빈소는 강릉의료원에 나란히 마련됐다. 이들의 영결식은 19일 오후 2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강원도청장(葬)으로 열린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순직한 두 대원의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국가유공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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