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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에 흔들린 코스피…中 부양책에 웃는다

김응태 기자I 2023.06.19 18:30:00

연준 추가 긴축 시사에 코스피 주춤
차익실현 물량 출회에 단기 변동성 확대
中 경기 부양책 발표시 분위기 반전 기대
대출우대금리 인하, 부동산 부양책 등 발표 예상
거래대금 및 투자자예탁금도 회복 흐름

[이데일리 김응태 원다연 기자] 2600선에 안착한 코스피가 차익 실현 물량이 일부 출회되며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동결’을 내세우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탓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그동안 경기 침체 우려로 고전하던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할 경우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코스피 거래대금 증가세 지속된다면 서머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美 금리 추가 인상 우려에…떠나는 외국인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609.50으로 마감했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16.29포인트(0.62%) 하락한 수준이며, 장중에는 2600선 아래로 무너질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코스피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3595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773억원 내다 팔았다. 반면 개인은 4296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가 하락한 것은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점화되고 있어서다. 연준은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5.0~5.25%로 동결했다. 그동안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던 흐름이 멈췄다. 다만 연준은 향후 물가 동향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으며, 연내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연준은 점도표상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를 5.6%로 제시했는데, 이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기준으로 두 번의 인상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이 회복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미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근거에서다.

특히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중국은 20일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13일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2.0%에서 1.9%로 낮추고, 15일에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75%에서 2.65%로 인하했다. 이를 고려하면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도 인하는 기정사실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중국발 정책 모멘텀 전 세계 증시 상승을 받쳐주는 장세가 시작될 것”이라며 “모처럼 만에 G2(미·중) 증시가 커플링(동조화)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中 부양책에 쏠린 눈…하반기 서머랠리 기대감도

부동산 부양 및 유동성 강화 정책도 기대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소비성향이 자산 가격에 의해 결정되는 중국인의 특성상 수요 진작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동산 시장 업황 개선이 필요하다”며 “향후 인프라 관련 부양 정책 기대감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과거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은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소비자물가지수(CPI) 스프레드가 저점을 형성할 때마다 통화 및 재정 정책을 카드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리스크가 한풀 꺾인 점도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미 ·중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외교 라인은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협의를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는 경기 회복과 실적 상향 기대에 코스피 거래대금이 증가 추세에 접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견고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1~15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5005억원으로 지난달(9조1338억원) 대비 15% 가까이 증가했다. 증시 대기성 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 규모도 이달 15일 기준 52조221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달 중순 48조원대까지 줄어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차액결제거래(CFD) 주가 조작 사태 여파 이후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 중 하나였던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제 알려진 악재가 돼 영향력이 줄어든 만큼 산업 동향이나 기업 실적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고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서머랠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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