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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탄핵 정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관에 재차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연휴 개봉을 앞둔 영화의 제작보고회·시사회 등이 취소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자 영화관을 찾는 관객의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개봉한 영화 ‘소방관’은 연출자인 곽경택 감독의 동생이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곽 감독은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함께 연말 특수를 노리는 공연계 역시 뒤숭숭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3주차 주말(토·일요일) 공연 티켓 판매 수는 37만 492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8만 9861건보다 1만건 이상 줄어든 규모다. 이 기간 티켓 판매액 역시 올해 284억 3633여만원으로, 지난해 310억 6091여만원보다 감소했다.
이처럼 문화계에 끼친 탄핵 정국의 여파는 주말 집회 참석과 같은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 등 시국 불안정에 따른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문화계 관계자들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집회에 인파가 몰리자 영화관·공연장 관객 수가 감소한 사례를 떠올리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영화·공연의 주된 소비층인 20·30대 여성이 이번 집회의 주된 참가자로 자리매김한 점도 관객 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4일 집회 참가자 중 20·30대 여성 참석자 추정 비율은 약 30%에 달하면서다. 일각에선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시엔 관련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콘텐츠 산업에 일시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콘텐츠 분야 공공기관장 회의에서 “꾸준히 시장을 점검하고 콘텐츠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해 특이 사항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