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연초까지 이어진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한화솔루션, 빛 보나

박순엽 기자I 2023.01.18 16:21:48

폴리실리콘 가격, 7주 연속 하락 이어져
中 내 공급과잉 우려가 가격 하락 이끌어
한화솔루션 등 셀·모듈 업체엔 호재 작용
美 투자도 긍정 평가…“투자비 빠른 회수”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태양광 발전 모듈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50% 넘게 급락했다.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 우려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이러한 가격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폴리실리콘을 원재료로 삼아 태양광 셀·모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 등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8일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주 폴리실리콘 현물의 주간 평균 거래가는 kg당 15.86달러로, 전주 대비 9.4%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7주 연속 내림세다. 지난해 가장 가격이 올랐던 지난해 7월(38.32달러)과 비교해선 6개월여 만에 가격이 59.1% 하락한 셈이다.

업계에선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전력난 등으로 태양광 모듈 수요가 늘자 생산 설비를 증설하기 시작했다. 신규 증설 규모만 해도 지난해 36만톤(t), 올해 106만t, 2024년 59만t에 이른다. 공급량이 늘어나는 만큼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도 최근 태양광 투자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지난 2년간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했지만,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수요 대비 2배 이상의 폴리실리콘 공급이 예상된다”며 “지난 4주 동안 폴리실리콘 공급 가격이 30% 하락했고,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기조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은 셀·모듈 업체엔 호재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은 곧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태양광 산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셀·모듈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들로선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면 할수록 수익성이 커지게 된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폴리실리콘 가격이 치솟자 손해를 봤다. 주력인 셀·모듈의 원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발목을 잡히면서 지난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어 지난해 2분기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3분기엔 영업이익 1972억원을 거두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한화솔루션이 올해도 탄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한 한화솔루션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추정 평균치)는 전년 대비 14.5% 증가한 1조2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올해 회사가 거둘 영업익 중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공개한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로 한화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또한 현재 차지하고 있는 미국 주택용·상업용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강화할 전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로 인한 현금 유출과 IRA 정책에 따른 현금 유입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면 약 2조9000억원의 기업가치 상향이 가능하다”며 “한화솔루션의 세제 혜택은 올해 2000억원으로 시작해 10년간 7조7000억 원에 달할 전망으로, 투자비의 빠른 회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