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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으로 들어간 AI..전기세 줄여주고 TV도 제어

김종호 기자I 2019.01.17 14:49:33

단순 냉방조절 보조하던 기존 역할서 크게 확대
가족 구성원 목소리 달리 인식해 맞춤형 작동
에어컨 통해 TV와 세탁기 등 다른 가전 제어도

1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한 삼성전자 관계자가 2019년형 ‘무풍에어컨’의 인공지능(AI)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에어컨이 똑똑해지고 있다. 단순히 냉방조절을 보조하던 기존 인공지능(AI)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와 증권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에너지 사용량을 예측해 전기세를 줄여주거나 가족 구성원 목소리를 달리 인식해 스스로 작동한다. 에어컨을 통해 TV 등 다른 가전을 제어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에어컨과 세탁기 등 생활 가전에서의 AI 역할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005930)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9년형 ‘무풍에어컨’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에어컨과 달리 외부에 노출되는 바람 문을 없앤 디자인적 측면과 함께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을 신제품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 제품에는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AI 플랫폼인 ‘뉴 빅스비’가 탑재됐다. 기존 에어컨에서도 AI는 온도와 습도 등 실내외 환경을 감지해 자동으로 동작하는 수준의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뉴 빅스비는 주위 환경과 사용 패턴을 학습해 스스로 동작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뉴 빅스비는 주거 공간에 머무르고 있는 가족 구성원 조합에 따라 선호하는 냉방 모드를 학습해 자동으로 운전한다. 기존 AI가 외부 온도에 따라 운전 모드를 설정했다면 이제는 실내에 있는 인원 수까지 고려해 원하는 형태의 온도를 맞춰주는 방식이다.

또 음성인식을 통해 아빠와 엄마, 자녀 등 목소리를 달리 인식해 각자 선호하는 운전 모드를 알아서 제공한다. 예를 들어 땀이 많은 아빠가 에어컨을 음성으로 켜면 ‘강풍 모드’로, 추위를 잘 타는 아이가 작동하면 ‘일반 모드’로 작동하는 식이다.

특히 뉴 빅스비는 전력 사용량 등을 분석해 사용자가 전기세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무풍 열대야 쾌면’ 모드를 선택하면 입면·숙면·기상 등 3단계 수면 패턴에 맞춰 절전을 반복해 온종일 에어컨을 사용해야 하는 무더운 여름철에도 전기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에어컨은 물론 실외기의 비정상적인 상황까지도 파악하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도 줄어든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AI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강화해 무풍에어컨이 사실상 AI 스피커 역할을 하도록 개발했다. 음성으로 무풍에어컨과 연결된 공기청정기와 TV 등 제품을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씨와 증권 등 생활 정보를 제공받는다.

이재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무풍에어컨을 30번만 사용하면 뉴 빅스비가 온도와 습도, 작동시간, 바람세기 등 고객의 사용패턴을 7가지 인자로 학습해 이후부터는 선호하는 모드로 알아서 작동한다”며 “작동 중에 창문이 열려 있다면 이를 사용자에게 알려 전력 사용량을 줄여줄 정도로 똑똑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인 지난 16일 2019년형 ‘LG 휘센 씽큐 에어컨’을 공개한 LG전자(066570) 역시 신제품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LG 휘센 씽큐 에어컨은 실내·외 온도, 습도, 공기질 등 생활환경과 사용패턴까지 학습해 알아서 적절한 코스로 작동한다. 또 “종합청정도가 좋음 상태입니다. 환기하셔도 좋습니다”, “공기청정 성능을 위해 필터를 교체해 주세요” 등과 같은 유용한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AI 음성인식 기능도 탑재했다.

업계에서는 AI 기술 발전에 따라 향후 에어컨과 세탁기 등 생활 가전에서의 AI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전 업체들은 사용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AI와 IoT 기술을 생활 가전에 적용하고 그 역할도 확대하는 추세”라면서 “특히 TV부터 에어컨과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가전을 개인 비서화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 16일 공개한 2019년형 ‘LG 휘센 씽큐 에어컨’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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