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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짐이 곧 국가다.” 군무를 선보이는 무용수들 사이로 등장한 루이 14세. “전진하라, 나가라. 새로운 빛의 시대를 향해.” 공중의 원에 매달린 무용수의 아크로배틱한 몸짓과 폴댄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20일 서울 예장동 남산창작센터에서 연습장면 공개로 첫선을 뵌 뮤지컬 ‘태양왕’.
‘태양왕’은 17세기 프랑스의 절대군주인 루이 14세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그의 인간적인 딜레마와 금지된 사랑, 권력에 대한 부담, 왕정의 비밀 등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룬 프랑스 뮤지컬이다. 2005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이후 8년간 총 1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기록을 세웠다. 한국에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귀족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무대와 안무도 화려하게 꾸렸다. 배우들이 입는 의상도 300벌이 넘는다. 박인선 연출은 “프랑스 원작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화려함은 유지하면서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반영해 각색했다”며 “무대에는 웅장한 베르사이유 궁전과 거대한 새장 세트 등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뮤지컬넘버는 팝적인 요소를 가미해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고 발레와 절도 있는 군무 등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출연배우들도 기대를 모은다. 루이 14세 역에 배우 안재욱·신성록이 캐스팅됐고, 프랑소와즈 역에 김소현·윤공주, 필립 역에 김승대·정원영, 마리 만치니 역에 임혜영·정재은 등이 출연한다. 특히 관심을 끄는 배우는 최근 종영한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주목을 받고 있는 신성록이었다. “드라마가 끝나고 인터뷰 요청이 많았는데 ‘태양왕’ 연습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는 그는 “드라마에서는 어둡고 무서운 이미지였다면 이번에는 광채가 나는 역할이다. 군주로서 힘있는 역할을 소화하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어버전을 공동제작했던 EMK뮤지컬컴퍼니와 마스트엔터테인먼트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내달 10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02-6391-6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