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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울다 웃었다`..두산밥캣 무난한 증시 신고식

최정희 기자I 2016.11.18 16:15:24

시가 공모가比 20% 올라 출발..3만5900원에 마감
일반 청약 미달됐다 `트럼프 수혜주`로 떠오르며 기관, 전량 소화
증권가, 목표주가 4만원 후반대도 제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8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소형 건설기계 전문기업 두산밥캣의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호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박태진 JP모건 대표, 이은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스캇성철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진규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출처: 거래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두산밥캣(241560)이 코스피 상장 후 활짝 웃었다. 상장 준비과정에서 희망공모가 밴드에 미달해 재상장을 추진했던 데다 재상장 과정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울고 웃어야 했지만 상장 데뷔 성적은 성공적이란 평가다. 증권가에선 두산밥캣의 목표주가를 4만원 후반대까지 제시하며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 “고생 끝에 낙이 왔다”..데뷔 성적 나쁘지 않아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상장 첫 날 시가(3만6000원)보다 0.28% 하락한 3만59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장중 3만8950원까지 상승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각각 332만4300주, 190만6200주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527만7700주를 순매수했다.

두산밥캣은 100여년 역사를 가진 미니 건설장비 제조업체로 북미 지역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7년 미국 잉거솔랜드에서 두산인프라코어에 매각된 후 9년 만에 코스피에 상장된 것이다. 두산밥캣의 상장은 두산그룹으로선 대주주 두산인프라코어의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 디딤돌로 상장 성패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그러나 두산밥캣은 상장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두산밥캣은 당초 지난달 21일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공모가 밴드(4만1000~5만원) 하단을 크게 하회하면서 상장을 연기해야 했다. 이후 공모주식수를 4898만1125주에서 3002만8180주로 줄이고 희망 공모가 밴드도 2만9000~3만3000원으로 낮춰 재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재상장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일반투자자 공모청약 과정에서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는 대이변이 일어나면서 투자심리 위축에 0.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냈다. 때문에 상장 주관사들이 1520억원에 달하는 청약 미달분을 떠안아야 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공모 물량을 인수하겠다고 하면서 전량 배정됐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공약인 인프라 투자 확대에 주목하면서 두산밥캣이 돌연 ‘트럼프 수혜주’로 떠오른 영향이다.

◇ 트럼프 수혜·美 주택경기 호조에 주가 상승 기대

증권가에선 두산밥캣의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두산밥캣에 대한 목표주가도 3만8000~4만8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와 미국 주택시장 호조에 따른 이익 성장 기대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는 1조 달러를 도로, 교량, 공항, 항만, 철도 등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건설장비 수요를 자극할 수 밖에 없다”며 “두산밥캣의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와 컴팩트 트랙 로더(CTL)의 경우 SOC 건설에도 부수적인 장비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택경기가 역사상 최저 수준의 주택재고를 바탕으로 한동안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어서 두산밥캣에 수혜가 예상”된다며 “2011~2015년의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 24.7% 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한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주주환원 정책도 기대 요인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내년 두산밥캣 지분을 통해 추가로 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이 경우 두산밥캣의 시장 가치가 높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버행 이슈가 있을 수 있단 우려도 있다. 한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두산밥캣 상장 후에도 각각 59%, 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두산 그룹 입장에선 경영권 유지를 위한 지분 외에 매각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다 1차 상장 시도시 계획했던 구주매출 물량은 발행 주식수의 27%에 달한다”고 말했다. 재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 물량을 줄였기 때문에 상장 후 이 부분이 추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두산그룹 지분은 1년간 보호예수로 묶여 있어 단기간에 일어날 문제는 아니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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