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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코엑스' 눈물의 폐점…면세업계, 머나 먼 '리오프닝'

남궁민관 기자I 2022.06.08 16:41:22

리오프닝 기대감 최대 수혜로 꼽혀온 면세업계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無…롯데 코엑스점은 문 닫아
하반기 예정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도 高임대료 발목
"코로나19 불확실성 여전 면세한도 상향 등 정부 지원 절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해외 여행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정작 그 수혜 대상으로 꼽힌 면세업계엔 찬 바람만 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악의 상황에 내몰린 경영환경 속에 신규 투자는 커녕 기존 면세사업을 축소하며 ‘버티기’에 급급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관되게 흘러나오는 이유다.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은 올해 12월 31일부로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의 특허 갱신 심사를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2010년 롯데가 애경그룹의 AK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문을 열었으며, 이번에 만료를 앞둔 특허는 2017년 12월에 호텔롯데가 5년간 운영하는 것으로 승인받은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코엑스점 특허 갱신 심사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코엑스점과 잠실 월드타워점 등 분산돼 있던 강남권 면세점 운영 역량을 월드타워점으로 집중시키겠다는 것으로, 강북권은 명동본점, 강남권은 월드타워점을 중심으로 내실경영을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코엑스점 영업 종료 결정은 현재 녹록치 않은 면세업계 상황을 반영한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리오프닝 기대감이 고조되던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833억원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1조5574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수요가 채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에는 말레이시아 인센티브 관광객과 태국 단체 관광객, 그리고 필리핀 여행사 대표단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으로 따이궁들의 방문 소식은 요원했다. 한국면세점협회 집계 결과 4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 역시 6만5283명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매출액 증가로 연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기존 시내면세점 운영에도 손을 떼는 마당에 신규 투자는 더욱 쉽지 않은 모양이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달 30일까지 대기업 대상 서울 시내면세점 1곳에 대한 신규 특허 신청을 공고한 결과, 이에 지원한 면세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각 면세업체들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인천공항 1터미널 4개 면세점과 2터미널 3개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뛰어들지 여부를 놓고도 고심 중이다. 통상 공항면세점은 상징성과 함께 홍보효과 또한 크지만, 가뜩이나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 막대한 임대료를 떠안고 들어가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면세업계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당장 인천공항 면세점과 관련 이달 말 종료되는 정부의 임대료 감면 정책을 연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최초 계약 당시 고정 임대료 방식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0년 9월부터 매출과 연동된 품목별 영업요율 방식으로 바꿔 적용 중이다. 만약 고정 임대료 방식으로 되돌아가면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각 면세업체들은 매달 임대료만 3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따이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내국인 면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이어진다. 앞서 정부는 기존에 5000달러였던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를 지난 3월 폐지하면서 면세업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후속조치인 600달러의 면세한도는 유지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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