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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넨 말할 자격 없어” 北과 무기 거래 의혹에 러 ‘적반하장’

이명철 기자I 2023.09.14 16:42:26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북→러 무기 지원 여부 촉각
주미 러 대사 “우크라에 무기 지원하는 미국, 위선적”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해외 각국의 말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북·러 중심으로 반서방 전선이 형성될 것을 우려하는 미국 등은 양국간 무기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러시아측은 미국이 이번 회담을 두고 비판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며 맞대응했다.

김정은(오른쪽 첫번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보스토치니 지역 우주기지에서 만나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아시아에서 연합군을 구축하고 한반도 인근에서 군사 훈련을 확대했으며 우크라이나에 수십억달러의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러시아의 한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김 위원장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국과 갈등을 빚는 러시아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악에 맞서 승리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지원할 계획을 시사하며 김 위원장의 북한 방문 초대도 수락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들의 ‘급속한 우정’을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 전달이 이뤄졌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했을 가능성은 정황상 높은 편이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치열한 포병전이 벌어지고 있어 북한의 보급선이 유용할 수 있다”며 “북한은 예전 소련 시절 무기와 호환되는 포탄과 로켓을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고 이러한 탄약을 생산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우주기술 강국인 러시아의 원조를 등에 업고 숙원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도나 인공위성 개발 등에 탄력을 받게 된다.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적극 지지를 얻으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를 기대할 수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국영TV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제한을 준수하겠지만 협의할 수 있는 것들은 있다”며 국제사회 규칙을 어기지 않은 우회적인 북한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 관료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단극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이제 미국이 경제 제재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북-러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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