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19대 총선에서 여야 후보간 표 차이가 1% 안팎으로 승패가 결정된 초접전지 14곳 중 8곳에서 여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대부분 지역에서 야권연대가 무산돼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가 이뤄진 10곳 중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7개 지역구에서 여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아예 승패가 뒤바뀌는 결과도 예상되고 있다.
◇여당이 쐐기박은 접전지
서울 은평을의 경우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야권단일화 후보인 천호선 통합진보당 의원을 1.14%포인트로 누르고 당선된 곳이다. 이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했음에도 이번 선거의 판세는 이 의원쪽으로 확실히 기울었다. 지난 3일 MBN·매일경제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오 의원이 30.8%로 고연호 국민의당 후보(19.1%), 강병원 더민주 후보(17.3%), 김제남 정의당 후보(6.2%)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가까스로 3선에 성공한 서대문을도 현재 여당에게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당시 정 의원과 야권단일화 후보인 김영호 민주통합당 후보의 표 차이는 625표(0.87%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30일 한국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 의원이 38.9%, 김영호 더민주 후보가 33%, 홍성덕 국민의당 후보가 7.4%로 조사됐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869표(0.70%) 차이로 재선에 성공한 강서을도 마찬가지다. 이번엔 더민주 진성준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김 의원이 압도적이다. 지난 5일 YTN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이 45.5%로 진 의원(30.3%)과 김용성 국민의당 후보(7.9%)를 크게 앞서고 있다.
◇승패 뒤집힐까..조마조마한 야권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당선된 고양갑도 박빙이다. 19대 총선 당시 심 대표는 더민주 박준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와 0.2%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번엔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더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 5일 국민일보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심 대표(35.3%)가 손 후보(35.9%)에게 오차범위내 접전을 나타내고 있다.
부좌현 민주통합당 후보(현 국민의당 후보)가 0.9%포인트 간발의 차이로 당선된 안산단원을도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한겨레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새누리당 박순자 후보(34.5%)가 손창완 더민주 후보(19.7%), 부좌현 국민의당 후보(22%)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성남시 중원구도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더민주 은수미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나선 옛 통진당 김미희 전 의원에게 불과 654표(0.66%포이트)차로 고배를 마셨었다.
◇야권연대는 여전히 지지부진
당대당 야권연대는 물건너 갔지만 여전히 후보간 물밑작업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방식 등을 둘러싸고 첨예한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성사여부는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날 중구성동구을의 이지수 더민주 후보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호준(국민의당) 후보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 기만적 단일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하며 사실상 단일화 합의가 결렬됐음을 시인했다.
야권단일화 중재에 나선 다시민주주의포럼이 ‘배심원제 50%+지역여론 50%’ 중재안을 제시한 반면, 정 후보는 지역여론 100%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작을의 경우 허동준 더민주 후보와 김종철 정의당 후보의 후보단일화는 합의점을 찾았으나 장진영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는 실패했다.
또한 경기 안양 동안의 정진후 정의당 후보와 이정국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도 실패했다. 서울 강서갑(더민주 금태섭, 국민의당 김영근), 강서병(더민주 한정애, 국민의당 김성호) 등도 단일화 방식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의 상세한 사항은 모두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