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알파벳 보니 `클라우드=경기 무풍지대` 옛말…아마존, 너마저?

이정훈 기자I 2022.10.27 14:29:2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거시경제 악화로 인해 기업들이 경비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한동안 `경기 무풍지대`로 불리던 클라우드 업계까지 덮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에 공개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을 보면 ‘구글 클라우드’와 ‘애저’라는 클라우드부문이 모두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에 27일로 장 마감 이후로 예정된 클라우드업계 1위 사업자인 아마존(AMZN)의 3분기 클라우드부문 실적도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도 월가는 3분기 아마존 클라우드부문인 AWS 매출이 21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3%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의 39% 성장률보다 낮아진 것이다.

3분기에만 중동에서 두 번째로 아랍에미리트(UAE)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한데 이어 픽앤페이와 CEAT LTD, 델타에어라인, 인도 프라사르 바라티 뉴스서비스 등을 신규 고객으로 영입했고, 장기 이용 고객들에게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곤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브렌트 브레셀린 파이퍼 샌들러 애널리스트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라고 다르지 않으며, 클라우드 역시도 거시경제 환경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지금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클라우드시장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겪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이제 이 시장의 둔화는 기업들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치솟는 시장금리, 경기 침체 공포 등에 대응해 그 성장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서비스는 기업의 비용을 절감해 주는 역할을 한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거나 서버를 운영하지 않도록 되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MS는 이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업을 펼쳐왔다. 아마존은 현재 클라우드시장에서 34%의 최고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MS가 그 뒤를 이어 21% 점유율을, 알파벳의 구글이 1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사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자랑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MS는 지난 분기에 전체 클라우드부문에서 무려 73%에 이르는 높은 마진을 기록했고, 2분기에 아마존도 AWS 마진이 29%에 이르렀다.

그런 점에서 투자자들은 아마존과 MS의 클라우드부문 시장 점유율과 높은 마진에 매혹돼 팬데믹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담았다.

그러나 리시 잘루리아 RBC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이제 이들 기업도 점점 더 성장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그 누구도 경기 침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는 아마존이나 MS 같은 공룡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 3분기 실적에서 클라우드부문 성장 둔화가 확인되자 MS와 아마존, 알파벳 주가는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다.

다만 클라우드 컴퓨팅의 지속적인 성장을 믿기에 여전히 시장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아마존과 MS, 구글이 다시 이 부문에서 실적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MS는 늘 경기 침체와 회복과정을 겪으면서 예산 구조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면서 “많은 기업들은 1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 벤더들로부터 10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받는데, 경기가 침체된 후 다시 성장을 회복할 때 MS가 가장 큰 수혜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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