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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CO2 내뿜는다고?…포천 대진대 수소발전소 건립 추진 논란

정재훈 기자I 2022.09.05 15:15:25

20일 교직원 대상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유치 공청회
LNG 원료로 이산화탄소 발생시키는 '그레이수소' 생산
과거 석탄발전소 몸살 앓았던 포천에 같은 갈등 유발
학교 "구성원 의견 듣는 과정…아직 결정된 것 없어"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 포천시에 소재한 대진대학교가 교내에 대기오염 우려가 있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포천시의 경우 2010년대 중반부터 건립을 시작한 신북면 집단에너지시설 ‘GS포천그린에너지’를 석탄발전소라고 주장한 주민들의 대대적인 반발이 수년여 간 이어졌던 터라 대진대의 이번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이 제2의 포천 석탄발전소 사태를 가져오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5일 대진대학교에 따르면 학교는 오는 20일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유치를 위한 교직원 공청회를 연다고 공지했다.

학교는 교내 유휴부지 3만7000여㎡ 공간에 민간자본 1600억 원을 투입,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유치하고 부지 임대료 명목으로 20년 간 약 60억 원의 수익을 내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가 유치를 추진하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그레이수소(개질수소)를 생산하는 시설로 학교 구성원들은 이 부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환경재단에 따르면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와 물을 고온·고압에서 반응시켜 생산하며 현재 수소 생산 기술 중 가장 보편적이고 비용이 저렴하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대진대 전경(사진上)과 과거 인천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사진下=뉴스1)
학교 구성원들은 그레이수소의 대기오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교내에 설치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천여명의 학생들이 재학하는 학교 내에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이 들어설 경우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에도 학교측이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유치를 위해 6개 민간기업과 협약을 체결하려다 무산된 것 역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특히 포천시의 경우 지난 2010년대에 GS포천그린에너지가 시의 허가를 받아 신북면에 석탄을 원료로하는 집단에너지시설을 건립하면서 수년여 간 대대적인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주민들은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분지 지형의 포천에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시설이 들어설 경우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연일 집회를 여는 등 큰 갈등을 겪은바 있다.

결국 대진대가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유치할 경우 포천 주민들 사이에서는 또다른 석탄발전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교 교수들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수소 관련 법률 및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그레이수소가 청정수소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중으로 사업 허가를 받으려는 것으로 분석한다”며 “과거 포천시가 석탄발전소로 인해 큰 진통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추진을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은 물론 포천시와 시의회는 물론 지역 주민들과도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오는 20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할 계획”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유치하겠다는 학교의 입장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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