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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한미동맹 상징, 의정부 캠프레드클라우드 "국민들 품으로"

정재훈 기자I 2023.08.23 15:45:56

지난 7월 캠프레드클라우드 관통도로 개통
70년 동안 사용한 230여채 미군 건물 볼수 있어
의정부 서부로 교통체증 개선효과도 커
市, 한미동맹 의미 간직한 문화공원 조성 추진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6·25전쟁 이후부터 이어진 ‘70년 한미동맹’의 상징이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서 6·25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부터 대한민국 안보의 한 축을 도맡았던 미군부대 캠프레드클라우드. 올해 7월 3일은 과거 주한미군의 최전방 부대였던 미 제2보병사단 사령부가 주둔했던 캠프레드클라우드(Camp Red Cloud, 이하 CRC)의 일부가 시민들에게 개방된 첫날이다.

경기 의정부시는 CRC 관통도로의 개방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국방부와 협의에 나서 약 1년만에 결실을 이뤄냈다.

지난달 3일 CRC관통도로 개통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도로를 걸어가고 있다.(사진=의정부시 제공)
CRC 남쪽의 정문과 북쪽 후문을 연결하는 총 연장 1㎞의 관통도로는 점차 지역 주민들은 물론 의정부를 찾는 이들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정문 입구에는 ‘참전 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어 이곳이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했던 곳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수령 30년은 족히 될만한 도로 옆 울창한 느티나무와 소나무들은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이곳을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과 스치는 바람을 선사한다.

비록 CRC 부대 건물 내부를 직접 들어가 구경할 수는 없지만 철제 울타리 넘어로는 70년 역사를 간직한 부대 건물 230여개를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서 볼 수 있다.

과거 미군이 쓰던 레스토랑과 숙소, 슈퍼마켓, 헬스장, 도서관 등 시설이 그대로 남아있다.

대다수 건물은 전형적인 미국 건축물의 느낌이 강하지만 한국의 전통 건축문화를 접목, 청색 기와가 얹혀진 처마로 출입구를 만들어 한미동맹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CRC관통도로 전경.(사진=의정부시 제공)
CRC 관통도로의 개통 효과는 이런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과 의정부서부권을 거쳐 양주로 이어지는 3번국도 상 서부로의 교통체증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관통도로 개통 전에는 이 구간을 통과할때 평균 5분23초가 걸렸지만 지금은 2분1초면 지나갈 수 있다.

시민과 방문객에게 새로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교통량 분산이라는 두가지 효과를 거둔 CRC 관통도로 개통.

의정부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CRC가 70년 동안 간직했던 견고한 시설과 한미동맹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계승해 이곳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CRC 관통도로 개통은 의정부시가 만들고 있는 이런 계획의 첫 발걸음인 셈이다.

CRC 전역을 시민과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재정적 여건과 행정적 절차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의정부시는 굵직한 보폭으로 뚜벅뚜벅 앞으로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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