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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 서열 2위 현영철 숙청…"김정은 공포통치 강도 높아져"

장영은 기자I 2015.05.13 14:12:43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4월 말 숙청된 것으로 확인…처형 첩보도 입수
"숙청 사유는 김정은에 대한 불충·불경으로 추정"
잇따른 핵심 간부 숙청…김정은 폭압적 통치 심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 군(軍)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국방장관 격)이 최근 숙청됐다.

국가정보원은 13일 북한이 지난달 30일경 현영철(대장, 66세)을 비밀리에 숙청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영철은 2014년 6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군 서열 2위인 무력부장에 임명됐다. 이후 국방위원회 위원(2014.9)과 당 정치국 위원(2015.3)으로 발탁됐다.

올해 들어서는 김정은의 공개 활동을 빈번히 수행(14회, 순위 4위)했고, 지난달에는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국방장관을 면담했다.

◇ 국방장관 격 현영철 숙청 이유는 불경·불충

숙청 시기는 현영철이 4월 27~28일 이틀간 진행된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으나, 4월 30일 김정은의 군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의 기념 촬영에는 불참한 점으로 볼 때 4월30일경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주재한 훈련일꾼대회에서 조는 듯 눈을 감고 있는 현영철(앞줄 왼쪽 첫번째, 자료: 노동신문)
고위급 간부인 현영철의 갑작스러운 숙청 이유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불경·불충이 유력하다. 반역죄라는 첩보도 있지만 정황상 김정은의 권위에 대한 도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정원에 따르면 현영철은 △북한 공안당국이 핵심 간부들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김정은 지시를 수차례 불이행 혹은 ‘태공’(태만)한 정황이 있으며△김정은이 주재한 군 훈련일꾼대회(4.24~25)에서 졸고 있는 ‘불충’스러운 모습이 포착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현영철 숙청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군 관련 지시사항을 위반하지 않았나 추정된다”며 “김정은이 연설하는 데 조는 등의 행위는 (현재 북한 내부 분위기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처형설은 아직 확인 안 돼”…‘ 흔적 지우기’도 없어

현영철의 숙청은 확인이 됐지만 처형을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경로로 현영철이 고사총으로 총살 당했다는 첩보가 입수됐으나 결정적인 단서는 없다. 현영철이 북한 핵심 고위간부임에도 북한의 공식 발표가 없었고, 숙청 이후에도 북한 TV 방송이나 기록영화에 현영철이 삭제되지 않은 채 등장하고 있어서다.

북한은 과거 이용호 해임 후 엿새만에 김정일 기록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삭제했고, 장성택의 경우 이례적으로 처형 닷새 전에 김정은 기록영화에서 흔적을 지웠다.

◇ 잇따른 고위직 숙청…김정은 정권 폭압 정치 심화

북한에서는 현영철 외에도 최근 김정은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핵심 간부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는 일이 빈번했다.

최근 6개월만 해도 국방위 설계국장 마원춘(중장), 총참모부 작전국장 변인선(대장), 당 재정경리부장 한광상 등이 숙청되거나 처형됐다.

국정원측은 “핵심 간부들에 대한 김정은의 불신감이 심화되면서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 등 공포통치의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김정일 정권에 비해 약해진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무력을 이용한 공포 통치를 실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를 김정은 정권의 분열이나 불안정의 징후로 확대해석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다.

독재정권에서는 어느 정도 정권이 안착하면 숙청을 통해 통치 집단의 규모를 줄여나가면서 확고한 ‘내 편’인 이너서클을 만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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