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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금융시대 와도 대형銀 건재…중소은행은 치명상"

이유미 기자I 2015.01.05 18:11:21

대형 은행, 기술발달에 잘 적응해
모바일결제, 은행계좌·신용카드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모바일결제 기술을 활용한 신종 금융산업이 발달해도 기존 대형 은행들은 건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금이 쏠리고 있는 금융 기술 스타트업에 밀려 전통 은행은 ‘멸종’할 것이라는 일부 전망에 대해 대형 은행들의 적응력을 과소평가했다고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대형 은행들은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개인간(P2P) 대출업체 렌딩클럽, 모바일을 통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사업을 하는 온덱이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하는 등 새로운 금융 관련 업체의 부상하면서 은행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다. 20년 전 빌 게이츠도 기술 혁신을 무시하는 은행들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한 ‘공룡’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그러나 은행들은 개인 금융 소프트웨어, 가상 은행, 인터넷 등에 투자·개발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WSJ은 기술에 밀려 잠식된 다른 전통 산업과 달리 금융업은 회복력이 있다며 공룡 비유는 적절치 않다고 봤다.

금융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결제시스템은 전통 은행들의 은행계좌와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은행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모바일결제 선두서비스인 ‘애플페이’나 ‘페이팔’이 고도의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결국 이들은 고객과 은행을 연결한다.

모바일 뱅킹이 더욱 확산되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가진 은행들은 애플페이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와의 협상에서도 유리하다. 또 이들은 기술에 투자할 여력도 있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미 모바일 기술을 일찌감치 적용했다.

S&P 캐피탈IQ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향후 몇 년 내에 오프라인 은행 지점과 다른 금융서비스 지점들은 규모를 줄이거나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액센츄어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은행 고객의 27%는 지점이 필요없는 디지털 은행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따라 지역 중소은행들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할 여력이 부족해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가진 파트너사와의 협상력도 떨어지며 대형 은행에 인수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은행들은 오프라인 지점을 확장하기보다는 기술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애플페이로 모바일결제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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