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최후의 보루였던 금융주마저 공매도가 허용된 첫 날, 증권주가 3% 급락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는 연신 웃는 얼굴이다. 자산운용업계의 ‘살 길’로 평가받는 공모형 롱숏펀드와 사모형 헤지펀드에 동앗줄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14일 KG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공모형 롱숏펀드 등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로는 총 2840억원이 순유입됐다. 대표적인 공모형 롱숏펀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30자[채혼]C클래스’와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주식_파생]_A’에는 올해만 각각 1288억원, 1011억원이 들어왔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마이다스거북이90 1(주식)A’에도 1215억원이 몰렸다.
사모로 운용되는 헤지펀드도 상황은 좋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약 1조7500억원 수준이다. 연초 1조원을 겨우 넘겼지만 8월 중순 1조5000억원을 돌파했고 펀드 환매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2500억원이 더 들어왔다.
이에 따라 공모 롱숏펀드와 헤지펀드는 쪼그라들고 있는 자산운용업계의 새 활로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금융주의 공매도 제한이 풀리며 운용에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병철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며 금융 업종 사이에서 펀더멘털 차별화가 분명해 지기 때문에 롱숏전략에 활용도가 높다”며 “일본의 경우 금융주를 활용한 롱숏전략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금융주를 통해 더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환영했다.
페어트레이딩은 같은 섹터 내의 종목을 짝지어 운용하는 방식으로 삼성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종목을 매수(롱)하고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숏)해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펀더멘털 롱숏 기법을 쓰는 업계도 환영의 뜻을 보낸다. 금융주는 우리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비슷하기 때문에 국가 위험도 방어할 수 있다. 북한 등 지리적 리스크가 빈번한 만큼, 금융주 공매도를 통해 증시가 하락할 때도 위험성을 헤지할 수 있는 방안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펀더멘털 롱숏은 저평가된 종목은 모두 매수(롱)하고 고평가된 종목은 매도(숏)해서 양쪽 다 이윤을 추구한다.
헤지펀드 전문가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정책당국에서 롱숏펀드와 헤지펀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이유로 금융주 공매도를 풀지는 않았겠지만, 이들의 파이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고려사항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가 거품이 낀 주식에 제 가격을 찾아주는 순기능이 있는 만큼, 그동안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금융주 사이에서도 옥석 가리기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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