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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교환사채 5배 넘게 몰려..신학철 부회장 주도 사업개편 속도내나

하지나 기자I 2023.07.12 17:04:39

20억달러 모집에 150여개 기관, 100억달러 넘게 청약
조달비용도 낮춰..7년물 이자율 1.85%→1.60%
석화 몸집 줄이고, 배터리·친환경소재·신약 역량 집중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한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2조6000억원의 신규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당초 모집 금액보다 5배 이상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신학철 부회장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지소재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 움직임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해외에서 20억달러(2조59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결과, 150여곳의 유럽 및 아시아 투자기관이 참여해 1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교환사채를 2-1회(5년물)과 2-2회(7년물) 등 두 차례에 걸쳐 1조2900억원씩 발행한 가운데 투자자가 몰리면서 조달 비용도 낮췄다. 7년물의 경우 이자율은 1.85%에서 1.60%로 0.25%포인트 내렸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LG화학)


이번 사채의 경우 오는 8월28일부터 LG에너지솔루션 주식으로 교환 가능하다. 교환가액은 전날 LG에너지솔루션 종가(55만원) 대비 각각 25%, 30% 프리미엄을 얹어 68만7500원, 71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LG화학은 이번 사채 발행 금액 중 1조2900억원은 전지재료 시설투자 및 원재료 구매, 나머지 1조2900억원은 친환경 시설투자와 신약 관련 투자 및 원재료 구매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실제로 LG화학의 경우 신성장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마련에 고심 중이다. LG화학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등으로 사업 구조를 새롭게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배터리 소재의 경우 2022년 매출액 4조7000억원에서 2030년 30조원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다. 올해 1분기 △청주 양극재 증설(10억원) △구미 양극재 증설(880억원) △헝가리 분리막(4836억원)등 첨단소재 부문에 5726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예정된 투자 규모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1조2000억원을 들여 국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연산 10만톤(t) 규모의 전구체 공장도 연내 착공할 예정이며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는 4조원을 투자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대규모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LG화학의 재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말 기준 별도 현금성 자산은 7975억원에 불과하다. 이어 1분기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1700억원 순유출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투자활동으로 1조7925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LG화학은 석유화학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주력 사업을 축소하는 등 자산 효율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확정된 바 없다는 회사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수 NCC 2공장 매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LG화학의 사업 구조 개편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라 구조조정을 계획하는 한편 신성장 사업인 전지소재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와 사업 확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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