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김포공항 골프장, 불법 수로공사” 환경청 수사의뢰 예정

이종일 기자I 2021.12.14 16:05:22

인서울27골프클럽 골프장 주변 수로 공사 논란
한강유역환경청, 업체가 명령 어긴 것으로 판단
시민단체 "수로 공사 인해 금개구리 서식지 파괴"
골프클럽측 "본 공사 안했다…보호조치 할 것"

김포공항 골프장 주변 수로 공사 위치도. 노란색 동그라미 부근에 정비 대상인 수로가 있다. (자료 = 한강유역환경청 제공)


[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서울27골프클럽이 서울지방항공청의 공사 중지 명령을 위반하고 김포공항 골프장 주변에서 수로 공사를 벌인 혐의로 수사의뢰될 예정이다.

시민단체는 인서울27골프클럽의 수로 공사 때문에 법정 보호종인 금개구리 서식지가 파괴된다며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14일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환경청 환경평가과는 조만간 인서울27골프클럽(골프클럽)을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혐의로 환경감시단에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환경평가과는 골프클럽이 지난 8일 서울지방항공청의 골프장 남측 수로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13일까지 공사를 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상 공사 중지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환경청은 2015년 김포공항 골프장 공사 환경영향평가 때부터 올해까지 해당 수로에서 금개구리가 사는 것을 확인했다. 법정 보호종의 서식지 이전 대책 없이 공사를 하는 것은 법 위반이다. 이에 환경청은 수로 공사 중지 명령과 서식지 이전 조치 명령을 골프클럽에 내리게 했다.

골프클럽은 2014년 한국공항공사와 토지임대차 협약을 맺고 김포공항 인근 서울 강서구 오곡동, 경기 부천시 오정동 일원 99만㎡ 부지에서 골프장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골프장은 2019년 10월 남측 수로 공사 이행을 조건으로 체육시설업으로 등록됐고 영업을 개시했다. 골프장 준공은 내년 9월 예정이다.
법정 보호종인 금개구리. (사진 = 김포공항습지 보존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수로 공사는 우기철에 바닥에 퇴적물이 생겨 인근 지역에 침수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지방항공청이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공사는 남측 자연수로 435m 구간의 바닥을 콘크리트로 덮고 주변을 호안블럭으로 조성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서식지 보호 조치가 이행되지 않은 채 공사 움직임이 있자 한강유역환경청이 현장 조사를 벌였고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김포공항습지 보전과 법정보호종 보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반발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포크레인 등이 금개구리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며 “공사 구간에 서식하는 금개구리 보호 조치를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해 수로를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것은 합리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침수는 하류 쪽 표고가 더 높은 문제를 개선하면 해결된다. 자연수로를 콘크리트로 포장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금개구리 서식지를 훼손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며 “골프장 부지를 빌려준 한국공항공사는 금개구리 서식지 훼손을 방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골프클럽 관계자는 “남측 수로 정비 본 공사는 하지 않았다”며 “서울지방항공청의 공사 중지 명령은 10일 확인했고 수로 양수작업과 장비 진입을 위한 가설도로 조성 작업만 했다. 준비단계로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금개구리 서식지 보호 조치는 우선 줄터파기를 통해 어디에서 동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금개구리를 골프장 습지로 이전할 것이다”며 “법 규정에 맞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는 “골프클럽과 대책위 간 의견 차이가 있어 보인다”며 “본 공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공항공사는 금개구리 서식지 훼손을 방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