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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후 반수반 속속 개강…“올해 반수생 역대급” 예상도

김윤정 기자I 2024.06.24 15:47:59

대학 1학기 기말고사 치르고 종강 후 본격 유입
6월 모평 졸업생 응시자 8.8만명 "15년만 최다"
'대학 간판 바꾸자' 의대생도 반수 대열에 합류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번 반수생 규모가 역대급이라 대기 인원이 많은 걸로 안다. 잔여 등록 인원이 남은 학원으로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24일 수험생·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반수(半修)’ 학원 문의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반수생은 1년 전체를 수능 준비에 할애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1학기를 다니고 2학기를 휴학한 채 입시를 준비하는 대학신입생을 뜻한다. 통상 대학이 1학년 1학기 휴학을 금지하는 탓에 1학기 종강 후 반수생이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2교시 수학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학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 자신을 소개한 A씨는 한 맘카페에 “아들이 뒤늦게 반수 예정인데 기말고사가 끝나고 휴학한 뒤 기숙학원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괜찮은 학원이 있다면 추천해달라”고 했다. 다른 학부모B씨는 A씨 해당 글에 “올해 반수생 규모가 역대급이라 대기인원이 많다”며 “등록 인원이 남은 학원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

C학원 재원생이라는 수험생 D씨는 “C학원 반수반 숫자가 작년보다 4개는 늘어난 것 같다”며 “지금은 대학 기말고사 주간과 겹쳐 시험만 보고 학원으로 다시 와서 공부하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1학기 대학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 중하순이 도래하면서 반수생 유입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시대인재, 대성학원, 메가스터디 등 대형학원들도 속속 반수반을 개강했다.

올해 치러지는 2025학년도 수능은 반수생·재수생 규모가 ‘역대급’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일 치러진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도 졸업생 응시생 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체 응시생 47만 4133명 중 졸업생은 18.7%(8만 8698명)를 차지했다. 통상 학기 중인 반수생들이 6월 모평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졸업생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반수생 증가 배경으로는 ‘의대 증원’이 꼽힌다. 상위권대 이공계열·자연계열 재학생들이 올해 수능을 의대 진학을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어서다. 지난달 31일 각 대학은 내년도 입시 선발 인원 등을 담은 모집요강을 공개했다. 내년 의대 전체 모집인원은 총 4610명으로 전년(3113명)보다 1497명 늘었다. 대학들은 이 중 67.6%(3118명)를 수시에서, 나머지 32.4%(1492명)는 정시모집을 통해 뽑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6월 모평 결과가 나오는 7월 2일 이후 반수생 유입이 더 커질 수 있다”며 “7월 말까지는 반수생들이 계속해서 합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대 내에서도 반수를 통해 학교 ‘간판’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들이 수도권·서울권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의 한 의대 교수는 “1·2학년 의대생들이 현재의 수업 거부 상황을 다른 학교로 옮기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 의대생 일부도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9월 4일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전 마지막으로 시행하는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다. 접수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다. 재학생은 소속 학교에서, 졸업생·검정고시생은 출신 학교나 학원·교육청에서 접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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