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차주들 아우성에…농협은행, 50년주담대 조건변경 후 재출시 검토

정두리 기자I 2023.08.28 16:07:01

농협은행 50년 주담대 이달 ‘Sold Out’ 소식에
막차 타려는 차주들 움직임 분주…최저금리 4.04%
수요 급증에 당국 가이드라인 맞춰 재출시 검토할 듯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요즘 농협 50년 주담대가 난리네요. 막차 놓치지 마세요.”

금융당국이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보고 개선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특히 금리가 가장 낮은 수준인 NH농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가 이달 말까지라는 소식에 막차를 타려는 차주들의 수요가 빠르게 몰리고 있다.

이에 농협은행은 당국의 50년 만기 주담대 가이드라인에 맞춰 해당 상품을 손보고 재출시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가 이달 말로 판매가 종료된다고 하자 온·오프라인 곳곳에서는 늦기 전에 접수에 나서겠다는 차주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농협은행의 이날 기준 50년 주담대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4.04~5.64%로 집계됐다. 2주 전(3.92~5.52%)보다 금리 상·하단이 소폭 오르긴 했으나 50년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들 중에서는 현재 금리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만 39세이하 청년(0.10%포인트), 농업인(0.10%포인트),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0.10%포인트) 등의 경우 최대 1.30%포인트의 금리우대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달이 가기 전에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은 농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를 신청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차주 입장에서는 전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점도 메리트다.

대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나이 제한 없이 50년으로 꼭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서 “농협 주담대가 가장 금리가 가장 낮다고 해서 알아보고 있는데, 8월까지만 접수가 대출 실행을 8월까지 해야 한다는 의미냐”는 내용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대출 실행 시점은 통상적으로 대출 신청을 접수하고 해당 건을 은행원이 전산으로 등록한 날짜 또는 전산등록 후 승인을 받은 날짜로부터 15일에서 1개월 이내다. 다만 대출 건에 따라 일부 기간 연장은 가능하다. 가령 9월 하순 잔금을 치러야하는 차주의 경우 이달 말 사전 접수를 통해 대출 신청이 이뤄질 수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거나 영업점에 전화 문의를 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농협은행 고객센터 관계자는 “최근 대출 상담 대부분이 50년 주담대 관련 건으로 급증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금리가 가장 좋은 편이라 입소문이 나면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 손질을 예고하자 자체적으로 상품 판매를 멈추기로 결정한 농협은행 입장에서는 이러한 흥행 기세가 한시적으로 끝나게 되는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 농협은행은 향후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손보고 재출시 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50년 주담대 한도에 맞춰서 기존 계획대로 취급하되 향후 당국 조치에 따라서 새롭게 상품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가하기로 한 은행은 농협은행과 BNK경남은행 두 곳이다. 경남은행도 이날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으나 향후 재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50년 주담대를 장점 중단을 한다는 것이지 완전 중단은 아니”라면서 “현재 연령대별 자금 용도 분석을 하고 있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맞춰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 재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초장기 주담대의 가이드라인은 산정만기를 축소할 계획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약정만기가 50년이어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땐 30년 또는 40년 등으로 축소된 만기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 50년 만기로 빌리면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덜 수 있지만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당초 당국은 차주의 장래소득을 고려해 특례보금자리론처럼 나이 제한을 두는 안을 검토했으나 역차별 등의 논란을 고려해 나이 제한은 두지 않고 은행권 자율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