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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역사 바로세우기' 행보

이진철 기자I 2019.03.12 12:49:25

올들어 독립운동 발자취 살피기, 유적지 10여차례 방문
'말모이' '항거' 등 일제강점기 영화 관람
3·1운동 임정수립 100주년 맞아 '역사 정의 확립' 나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3월8일 대전 중구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를 찾아 어린이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역사와 관련한 주요 유적지를 잇따라 방문했다.

12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지난 1월12일 손병희 선생 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이달 8일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 방문까지 3·1운동 관련 역사 유적지를 10여 차례 찾았다.

특히 손병희 선생 묘소 참배와 한용운·오세창 선생 묘소 참배는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첫 참배였다. 이들 세 사람은 민족대표 33인으로 1919년 3·1운동의 중심에 섰던 지도자들이다. 김좌진·한용운 생가, 조식 유적지, 임청각, 화성 제암리 3·1운동 순국유적지 방문도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살피기 위한 일정이었다.

이 총리는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선조들의 독립운동 발자취를 살피기 위한 ‘주말 역사탐방’ 소식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소개하고 있다. 지난 8일 단재 신채호 선생의 동상에 헌화하고 생가를 둘러본 뒤 “일제강점기 언론인, 역사연구가, 독립운동가로 치열하게 사시다 만주 여순감옥에서 옥사. 지(알고)-언(말하며)-행(행동하는 것)이 일치하신 드문 지도자”라고 글을 올렸다.

이 총리가 올 들어 관람한 영화 두 편도 모두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민족의식을 담은 내용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다룬 ‘말모이’는 한글단체 회원들과 영화관을 찾았고,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를 다룬 ‘항거’는 유 열사 유족들과 함께 관람했다.

이 총리는 ‘말모이’ 영화 관람 전 ‘한일 관계가 심각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며 “침묵도 반응이다”라고만 답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과 레이더 조준 갈등과 관련한 일본의 도를 넘는 공세에 발언수위를 높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때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난 1일 ‘항거’를 관람했을 때는 “영화가 끝나도 일어서는 사람이 없었다. 저도 한동안 앉아 있었다. 역사의 무게다”라는 소감을 올렸다. 이 총리가 영화 관람한 날인 3·1절 기념식에서 유관순 열사가 1등급 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서훈받은 날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이 총리가 매주 독립운동 역사 관련 주요 유적지를 방문하는 것은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리는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했을 때 “일본은 과거 앞에, 한국은 미래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민족과 국가에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역사의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애국선열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국민적 자긍심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1919년 3·1운동과 그 결과로 등장한 임시정부가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한국 민주주의 운동의 뿌리라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최근 일정이 3·1운동에 집중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4월 11일)에 맞춰 임정 관련 인사의 묘소나 생가, 사적지를 주로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중국 순방 때는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충칭을 방문하는 등 역사에 초점을 둔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3월1일 서울 용산 CGV에서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낙연총리 페이스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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