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4시간 영업은 아직"…거리두기 해제에도 원상복구 시간 필요

정재훈 기자I 2022.05.09 16:05:44

[사회적거리두기해제, 그후 지역분위기는]
의정부 일대 상권 유동인구 많아진건 사실
매출 수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아
상인회장 "사람들 생활패턴 코로나에 적응"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지난주 징검다리 연휴의 시작을 알린 4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민락2지구 중심상업지구는 전과는 확연히 다른 사람들의 북적임이 느껴졌다. 2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완전히 가시진 않았지만 그나마 이곳 상인들 사이에서는 다시 3년 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상점 앞 사회적거리두기 해제와 동시에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야외테이블도 이미 만석이다.(사진=정재훈기자)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찾아오기 약 6개월 전 이곳 민락2지구에 해물찜 매장을 오픈한 정모(40) 사장은 “가게를 열고 한창 오픈 활기를 누릴 때쯤 코로나19가 터지는 바람에 매출이 평상시의 30%까지 급감했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직장 잘 다니던 아내까지 가게로 불러 인건비를 줄이면서 버티고 또 버텼다”며 “그렇게 버티다 보니 인제야 다시 살 길이 열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정 사장은 지난달 18일 사회적거리두기의 완전 해제 이후 다시 24시간 영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사회적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지 2주 가까이 지났지만 밤 11시 이후 불야성을 이루던 모습은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래방과 유흥주점 등 야간에 주로 매상을 올리는 업소들 주변은 술이 흥건하게 취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어떤 가게로 갈지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이 있었지만 일반 음식점들은 문을 닫을 채비를 하는 곳이 많았다.

하태성 민락2지구상가번영회장은 “2년이 넘도록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생활패턴이 적응되다 보니 많은 사람이 밤늦은 시간에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 자체에 적응을 못 하는 것 같다”며 “의정부·양주·포천 등 주변에서 가장 큰 상업지역임에도 아직 24시간 영업을 재개하는 식당이 많지는 않다”고 전했다.

약 1000개 가까운 매장이 밀집한 중심상권임에도 2년여간 옥죄였던 사회적거리두기 여파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고 하 회장은 전했다. 그는 “민락2지구 전체 매장 중 약 30%가 상가번영회 회원으로 가입해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폐업하는 회원매장이 많아지면서 현재는 회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경기북부권에서 가장 큰 상권 중 하나인 의정부 민락2지구 중심상업지역 모습.(사진=정재훈기자)
실제 이곳 민락2지구는 자리가 좋은 곳이야 아직도 빈 가게를 찾기 어렵지만 조금만 뒤로 들어가면 ‘임대’라는 안내문을 내건 곳을 간간이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한다는 50대 사장은 “빈 가게가 엄청 많아 보이진 않지만 인형뽑기방 등 여러 종류의 무인매장들은 사실상 가게를 비워두기 싫어 건물주 측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무인매장이 많은 곳은 그만큼 빈 가게가 많다는 뜻”이라고 귀띔했다.

사무실이 밀집한 의정부역 서부광장 주변의 핵심 상권인 의정부 신시가지는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유흥주점과 숙박업소, 식당들이 밀집해 있지만 밤 10시만 지나도 인적은 드물고 배달 오토바이들만 골목골목을 요란스럽게 누비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 경찰의 집합금지 위반 단속이 수시로 이뤄졌던 탓인지 호객꾼들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장사를 한 해장국 식당 사장 60대 A씨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24시간 영업을 다시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자정 이후 매출은 절반도 채 안 된다”며 “인구의 절반 정도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이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보니 예전의 활기를 찾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스러운 말을 전했다.

코로나19가 전국민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던 지난해, 집합금지 위반 업소 단속에 거의 모든 업무시간을 할애했던 경찰관도 사뭇 다른 사회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김형균 경기북부경찰청 풍속수사팀장은 “식당과 주점 등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집합금지명령 등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대거 사라지다 보니 이제는 빠른 일상회복을 위해 민생치안 업무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757일만에 되찾은 일상

- 다 끝난줄 알았던 코로나…재유행 언제 오나요?[궁즉답] - 확진 7227명…지원금,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만(종합) - 코로나19 재정지원 축소…격리자 생활지원비·유급 휴가비 줄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