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기업실사업체 베이징사무소 기습단속…직원 5명 억류

장영은 기자I 2023.03.24 17:21:30

中 당국, 20일 예고도 없이 美 민츠그룹 사무소 단속
"정찰풍선 사태 등으로 미중 외교적 긴장감 고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중국 당국이 베이징에 있는 미국 기업실사업체의 사무소를 기습적으로 단속하고 직원 5명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AFP)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은 중국 당국이 베이징 사무실을 기습 단속해 중국 국적의 직원 5명을 연행해 억류했으며, 사무소 운영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민츠그룹은 사기, 부패, 직장 내 위법 행위 등 기업의 내부 문제나 배경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업체다. 전 세계에 18개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베이징 사무소는 중국 본토에 있는 유일한 사무소다.

민츠그룹은 “중국에서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법률과 규정을 준수해왔으며 합법적으로 사업 허가를 받았다”며 “이런 사건이 발생하게 된 오해를 풀기 위해 중국 당국과 협력할 준비다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식적인 법적 통지를 받았으며, 당국에 직원들을 석방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민츠그룹 뉴욕 본사 직원은 중국 현지 사무소 법률 고문의 말을 인용해 지난 20일 중국 당국이 베이징 사무실을 급습고, 직원들은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채 베이징 외곽에 억류돼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미국 기업 단속과 직원 억류가 발생한 시점에 주목했다.

지난 2월 미국이 중국측 무인 비행체를 정찰 풍선으로 규정하고 격추한 데 이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미국과 중국간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베이징에서는 25일부터 27일까지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이 열린다. 이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아람코, 화이자, 쉘, 메르세데스-벤츠, 알리안츠, 네슬레, HSBC,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CEO 100여명이 베이징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산업계 인사는 민츠그룹 기습 조사에 대해 중국 정부가 외국 자본과 기술을 원하면서도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이나 사업 환경을 조사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주목할 만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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