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비정규직 630만명..정규직보다 월123만원 덜 받아(종합)

윤종성 기자I 2015.11.04 16:26:37

비정규직 627만1000명..전년比 19만4000명 늘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 4년만에 증가세
정규직-비정규직, 月평균 임금격차 122만9천원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수도권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는 김 모씨(여. 29세). 겉으로는 번듯한 직장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빛좋은 개살구’다. 그가 맡은 일은 비정규직인 사무보조. 직장 생활 2년차에 접어든 김 씨는 고민이 많아졌다. 밤낮으로 성실히 일해도 한달에 버는 돈은 고작 150만원 남짓. 또래의 정규직 여사원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도 심하다. 김 씨는 “1년 넘게 일했지만 부모님께 용돈 한번 제대로 못 드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정규직 규모가 630만 명으로 불어나면서 임금근로자 10명 중 3명 이상이 ‘비정규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은 하락하고, 상여금· 휴가 등의 수혜율도 낮아지는 등 이들에 대한 처우와 복지는 후퇴하고 있다. 월급도 찔끔 오르다 보니, 정규직 근로자와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123만원까지 벌어졌다.

▲비정규직 근로자 규모 및 비중


◇비정규직, 1년새 19만명 늘어..‘20대가 112만명’

통계청이 4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및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627만1000명(8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9만4000명(3.2%) 늘었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32.5%로 전년동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 2011년 34.2%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33.3% △2013년 32.6% △2014년 32.4% 등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계약직 등이 주로 속하는 한시적 근로자가 363만 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시간제 근로자와 비전형근로자(파견·용역 등)는 각각 223만 6000명, 220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대 비정규직이 134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11만8000명, 101만9000명으로, 각각 17.8%, 16.2%를 차지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1년 전보다 2만800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에 비정규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나 복지 수준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 격차는 1년 전 115만1000원에서 122만9000원으로 더 벌어졌다. 정규직의 평균 임금이 269만6000원으로 9만2000원(3.5%)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146만7000원으로 1만4000원(1.0%) 오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근로형태별 월평균 임금


◇비정규직 근로자는 느는데…처우·복지는 ‘뒷걸음질’

다만, 성별과 연령, 교육수준, 근속기간, 직업, 산업 등을 동등한 조건으로 놓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10.2% 차이를 보여, 1년 전(11.0%)보다 0.8%포인트 줄어들었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정규직이 100만원을 벌 때, 비정규직은 89만8000원을 번다는 의미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과 근로복지 수혜 비율은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36.9%, 건강보험 43.8%, 고용보험 42.5%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1.5%포인트, 0.9%포인트, 1.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근로복지 수혜율에서도 퇴직급여(40.5%) 1년 전보다 상승했을 뿐, 상여금(39.0%), 시간외수당(23.7%), 휴가(31.9%) 등은 모두 하락했다.

김진명 기재부 정책기획과장은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들이 파견, 용역과 같은 비전형 근로자로 대거 유입되면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었다”며 “비전형 근로자의 경우 근로조건이 열악해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복지도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임금 형태는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월급제(71.5%), 연봉제(20.8%) 등이 92.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비정규직 근로자는 월급제(43.7%), 일급제(22.4%) 순이었다. 일자리 형태를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49.3%로, 전년동월보다 0.4%포인트 내려갔다. 비자발적 사유의 비율은 50.7%였고, 이유로는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가 75.5%로 가장 많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