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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통령도 ‘대왕고래 사업’ 직접 브리핑하려 했을 것”

강신우 기자I 2024.06.17 16:00:00

[안덕근 산업장관 기자간담회]
오는 21일 첫 개발전략회의 개최
광구재설정·해외투자유치 등 논의
석유공사, 투자자대상 사업설명회
막대한 비용 필요…예산확보 총력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한 것을 두고 잡음이 이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화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약식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이 브리핑에 나선 배경’을 묻는 질문에 “그 어떤 대통령도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은 국민께 직접 보고하려고 하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번 사업이 대한민국 역사에서 처음 있는 규모의 일이어서 여러 가지 논란이 많은 것 같다”며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하고 복잡해지다 보니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여서 막대한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에 대한 소식이어서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을 발표했다. 이후 탐사자료를 해석한 업체인 ‘액트지오’와 그 고문인 비토르 아브레우를 둘러싼 선정과정 및 전문성 등 각종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에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보다 4개월 이상 앞선 올 1월 석유공사가 동해 심해유전 탐사 시추를 의결했다는 내용이 담긴 석유공사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이 한발 늦게 브리핑하게 된 과정과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정부와 맺은 조광계약 상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동해 심해에서 1공의 시추를 계획해 왔고, 이를 1월 이사회를 통해 잠정 확정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동해 심해 가스전에 석유·가스부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소 5공의 시추가 필요하다는 산업부 장관의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각종 의혹에는 정면으로 돌파하면서도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일정에 맞춰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오는 21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첫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전략회의’를 연다. 다음 달 탐사시추 대상지를 확정하고 12월 1공 시추 개시를 앞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해외 투자 유치 △광구 재설정 △자원개발 관련 제도 개선 등 사업 방향성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안 장관은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려면 광구 조정이 필요한데 좀 더 유리한 형태로 재편성한 이후 해외투자를 유치하려고 한다”며 “석유공사에서도 관심있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사업설명회)를 열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등을 살펴보고 우리 제도를 개편하는 것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제도 개편방향은 광구계약을 체결할 때 추가 보너스를 입찰하는 국가에 제시해 해외 투자를 유도하는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 제도와 초기 설정된 생산량보다 많이 생산했을 때의 ‘생산 보너스’ 제도 등 해외 산유국에서 쓰고 있는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안 장관은 “10년 단위로 조광권을 계약하는데, 개발단계에서 조광료만 받으면 이후 잭폿이 터졌을 때 우리가 상당히 불리한 조건으로 개발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해외의 대규모 자원을 개발하는 나라들은 이익 배분 구조가 복합한 데 우리는 해본 적이 없다. 이에 국내제도를 정교하게 갖춘 다음에 투자유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공 시추에만 1000억원의 비용이 드는 등 향후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 설득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사업 예산으로는 착수비 성격으로 120억원을 확보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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