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기고]日 방류수 안전성 자신하는 이유

윤종성 기자I 2023.08.21 16:18:41
[미하일 발로노프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 전문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 1000개 이상의 탱크에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된 처리수와 충분한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탱크에 보관된 물의 대부분은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사용된 냉각수, 방사성 핵종과 섞여 오염된 지하수로, 탱크 1개당 1000㎥의 물을 담고 있다. 이는 결국 후쿠시마 원전에 총 100만㎥의 물이 저장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탱크로 가득 차 있는 상황이다.

오염수는 ALPS 설비 등을 통한 처리 과정을 거치면 세슘이나 스트론튬 등 수십가지의 방사성 핵종이 안전한 수준으로 정화된다. 유일한 예외는 삼중수소로, 삼중수소는 물과 화학적 특성이 동일하기 때문에 물과 화학적으로 분리할 수 없고 ALPS 등의 처리 과정을 통해 걸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원자력 산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연적으로 꾸준히 생성되고 있을 뿐 아니라, 중수 원자로 또한 상당한 양의 삼중수소를 생성하고 있는데 이를 사용하는 한국의 월성 원전과 신월성 원전도 현재 문제없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탱크가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본 정부는 태평양에 처리수를 천천히 방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도쿄전력(TEPCO)은 탱크 안의 처리수를 방류하기 전 삼중수소와 다른 핵종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게 하면서, 처리수를 먼저 바닷물과 섞어 해안으로부터 1㎞ 떨어진 지점에서 해저를 통해 태평양에 내보내고 자국민과 주변국 국민은 물론 해양 생물의 연간 방사선량을 엄격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 처리수 방류는 결국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아주 긴 시간에 걸쳐 이뤄지게 될 예정이다.

처리수가 방류된 이후에는 해수와 해양 생물 등의 삼중수소 농도를 확인하기 위한 모니터링 활동이 강화된다. 일본의 방사선환경영향평가(REIA)의 삼중수소 확산 모델링은 한국, 중국, 일본의 해안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 증가 자체가 미미할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류가 이어지는 동안은 물론, 방류 완료 이후에도 주기적인 측정이 이뤄질 것이다.

특히 일본의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 국민이 노출되는 방사능 양까지 함께 고려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의 계산 결과에 따르면 원전 방류수의 삼중수소로 인한 연간 방사선량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량 한도보다 수만 배 낮을 것이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의 삼중수소가 한국, 중국, 일본 국민의 건강과 해양 생물에 끼치는 유해성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 음식물, 식수 등에 대한 삼중수소 농도 측정이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이다.

IAEA는 한국 등 11개 국가의 저명한 전문가로 구성된 TF를 꾸려 조사 활동을 펼쳐왔다. TF는 현재 계획돼 있는 방류 방안과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검토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가 국제 안전 기준과 태평양의 환경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 내용을 IAEA 최종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의 삼중수소 관련 보고서 작성 과정에 참여한 것은 물론, 방사성 방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던 1967년부터 삼중수소의 방사선학적 효과를 연구해온 학자로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는 안전하다고 자신한다.

미하일 발로노프(Mikhail Balonov)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 전문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