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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민심 잡기 나선 민주당…전남서 日 오염수 방류 규탄

김범준 기자I 2023.08.30 17:02:14

30일 오전 전남도당서 현장 최고위 이어
오후 목포역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
이재명 "尹, 국민과 싸우겠다며 선전포고"
박광온 "특별안전조치 4법 반드시 통과"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호남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30일 전남 무안군과 목포시를 각각 찾고서,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지역 의원들과 함께 현장 회의를 진행하고 시민들과 함께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재명(앞줄 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왼쪽 세번째)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목포역 ‘오염수 규탄’ 집회…李 “매카시, 尹으로 환생한 듯”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전남 목포시 목포역 앞 광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전남 지역 의원들 외에도 경찰 추산 약 1000명, 주최 측 추산 1500명의 시민들이 ‘모두의 바다 우리가 지킵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며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 사회를 맡은 김원이 민주당 의원(전남 목포)은 첫 발언을 통해 “핵 오염수 방류 때문에 어민, 수산업자,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삶이 붕괴될 위험 처했다. 어업과 수산업 중심도시인 목포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연단에 올라 “대통령은 지배하는 왕이 아니라 국민의 충직한 일꾼인데, 우리는 국민의 대리인이 아니라 나라를 지배하고 국민을 백성으로 여기는 왕을 맞이하는 것 같다”며 “(오염수 방류 피해를 우려하는) 국민에게 괴담이라고 겁박하고 국민과 싸우겠다고 선전포고하는 그런 대통령은 (여태) 없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다면, 이제 국민들이 이 정권을 향해서 국민 항쟁을 선언해야 한다”면서 “이제 국민 여러분 옆에서가 아닌, 국민 여러분 앞에서 가장 선두에서 모든 것을 바쳐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여러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알고 있지만, 통합의 기조 위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개혁 조금씩 해나갈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라고 역설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지층 ‘표심 잡기’를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난 28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의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과는 싸울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두고 “‘매카시’라는 사람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 윤석열 대통령으로 환생한 것 같지 않느냐”며 “지금 우리가 이념 투쟁하면서 국민 편 가르고 서로 싸울 때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조지프 매카시는 1950년 ‘미국 정부 기관에 공산주의자들이 침투해있다’는 연설로 미국 사회에 ‘빨갱이 공포(Red Scare)’를 불러일으켰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재명(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맨 오른쪽)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남 지역 의원들과 ‘현장 최고위’…오염수 방류 저지·피해 대책 논의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 삼중수소는 DNA 변형을 가져오거나 생식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나이든 사람들은 삼중수소에 좀 노출돼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젊은 여성과 미래 세대는 결코 삼중수소에 노출돼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때 방사능을 어업 재해로 인정하는 법, 피해 어민을 지원하는 법, 오염수에 노출된 수산물 수입 금지, 원산지 표시 강화 등 4개 법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피해지원금을 조성하고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전남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재갑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지역을 돌면서 만난 지역민 중에는 ‘이미 오염수를 방류했기 때문에 끝난 거 아니냐’고 하는데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 자녀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려면 반드시 내일이라도, 일주일 뒤라도, 늦으면 일년 후라도 오염수를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군 민주당 전남도당 회의실에서 당 지도부와 전남 지역 의원들이 참석한 ‘현장 최고위원회의’도 진행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으로 전남을 꼽으며, 윤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오염수 투기 중단을 요구하고 국민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이 밖에도 그는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관련해 “독립영웅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해서 윤석열 정권이 얻을 이익 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전날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참배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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