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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첫날…전국 135명 적발

이소현 기자I 2022.10.13 15:36:55

위반하면 범칙금 6만원과 벌금 10점 부과
계도기간 3개월간 사고 24.4%↓·사망자 45%↓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찰이 우회전할 때 보행자를 제대로 살피고 일시정지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 단속을 시작한 첫날 전국에서 135명의 운전자가 적발돼 범칙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교차로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이 시작된 첫날 전국에서 개정 도로교통법상 일시정지 의무를 위반해 범칙금 등이 부과된 차량은 총 135대다.

경찰이 12일 부터 ‘교차로 우회전 일시 정지’ 위반 차량을 단속한다.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는데도 일시정지하지 않고 진행하다 적발되면 범칙금 6만원(승용차 기준)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교통경찰이 우회전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사진=연합)
경찰이 3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쳤지만, 단속 첫날인 만큼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졌다. 단속 첫날 만난 운전자들은 “법 개정이 된 줄 몰랐다”, “기준이 확실하지 않아 헷갈린다”, “통행자 많은 무신호 횡단보도에서는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는 등의 불만 섞인 의견을 내놨다. 반면 “보행자 위주 정책이라 환영한다”, “적응되서 잘 지켜지면 좋을 것 같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경찰은 전날부터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등 보행자 보호의무를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의 3개월간 계도기간을 종료하고 본격적인 단속에 돌입했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자는 우회전 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가 없는지 살핀 뒤 주행을 해야 한다.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에 보행자가 ‘통행하는 때’뿐 아니라 ‘통행하려고 하는 때’까지 포함됐다.

우회전 시 횡단보도를 마주한다면 멈췄다 출발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횡단보도에 발을 디디려고 하는 경우, 손을 들어 횡단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 횡단보도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뛰어올 경우 등에 일시정지 의무가 생긴다.

이를 위반하면 범칙금 6만원과 벌금 10점이 부과된다.

개정 법은 지난 7월12일부터 시행됐지만, 경찰은 1개월이었던 계도기간을 3개월로 늘려 단속을 유예했다. 시행 초기 많은 운전자들이 법 개정 내용을 인지하고 못하고 있고, 기준도 다소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 등 현장에서 혼란이 발행하면서다.

석 달간의 계도기간에 교통사고가 대폭 감소하는 등 법 개정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후 3개월간 우회전 교통사고는 338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4478건 대비 24.4% 줄었다. 이 기간 우회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도 40명에서 22명으로 45% 감소했다.

경찰청은 ‘횡단하려는’ 보행자에 대한 판단이 보행자의 주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운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는 행동과 의사가 외부에서 명확히 확인 가능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우에만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 그 외의 경우에는 제도에 대한 인식이 정착될 때까지 계도 위주로 안전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운전자들은 우회전 시 보행자 신호가 아닌 횡단보도 주변의 보행자를 확인해야 하며, 보행자가 보이면 일단 멈추는 운전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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