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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32.3% ‘나는 수포자’…교사들 ‘학습결손 누적 탓’

신하영 기자I 2022.01.05 14:27:26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 초중고교 150곳 설문 결과
스스로 수포자라 생각하나 질문에 고교생 32.3% 동의
중3 학생 수포자 동의비율 22.6%, 초등 6학년 11.6%
“학습결손 탓…초등학교 부진 학생 지원책 마련해야”

지난 9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등교한 1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고등학생 10명 중 3명 이상은 수학포기자(수포자)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이러한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전국 초중고 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에는 초중고교생 3707명, 교사 39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고2 학생의 32.3%(388명)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했다. 중3 학생 중에선 22.6%(226명)가, 초6 학생 중에선 11.6%(173명)가 수포자라고 응답했다.

교사들의 체감도도 비슷하다. 가르치는 학급 학생 중 수포자 비율을 묻는 질문에 중학교 수학교사의 43%가 ‘20%~40%’로, 고교 수학교사 37%가 ‘20%~40%이내’라고 응답했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보다 중학교는 1.69배, 고등학교는 2.39배 높은 수준이다. 기초학력 미달이란 교과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로 사실상 수포자가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선 중3 학생 13.4%, 고2 학생 13.5%가 기초학력 미달로 분류됐다.

김상우 사교육걱정 연구원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더라도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실제 수포자 증가 추이는 이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수포자 증가 원인을 누적된 학습결손에서 찾았다. 초등학교 교사 83%, 중학교 수학교사 69%가 이같이 답했으며 ‘수학 교육과정의 양이 많고 내용이 어려워서’란 응답은 각각 23%, 17%로 조사됐다. ‘변별을 위한 평가제도 때문’이란 응답에는 중학교 수학교사 16%가 동의했다.

김상우 연구원은 “수포자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누적된 학습 결손은 주로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돼 중·고교로 이어지기에 초등 수학교육에서 학습 결손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초등 3학년 나눗셈과 분수를 배우는 시기에 이해가 부족한 학생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수포자 비율과 국가학업수준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집계된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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