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앤젤라 워닉 북달(52) 수석 랍비가 가족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달 랍비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방한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한국은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과 교육열이 높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서로의 문화와 교육에 대해서 앞으로 배울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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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저출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달 랍비는 “여성들이 아이를 육아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1년간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주어야 한다. 책임감도 가지면서 어머니로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인의 교육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북달 랍비는 “유대인의 표현 중에 두 개의 종이를 가지고 다니라는 말이 있다”며 “하나의 종이에는 ‘나는 재(먼지)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쓰고, 또 하나의 종이에는 ‘전 세계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적힌 종이를 지니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인이 공동체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것이기도 하다. 교만해질 때는 ‘나는 재에 불과하다’는 종이를 꺼내보고, 우울해지면 ‘세계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글을 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해서는 “조만간 전쟁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하마스(팔레스타인의 테러 단체)와 대결을 하는 것이지 전체 팔레스타인과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존엄하고 안전하게 그 나라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고 살 권리가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 모두의 안전과 존엄성이 존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달 랍비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한국인 불교도 어머니와 미국계 유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5살까지 한국에서 살다가 워싱턴주 타코마로 이주했고, 예일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2001년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랍비로 안수를 받았고, 2011년 미국 뉴스위크에서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로 뽑혔다. 2014년 유대교 회당인 센트럴 시나고그의 첫 여성 수석 랍비이자, 첫 아시아계 수석 랍비로 임명돼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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