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리의 대(對)러시아 수출은 2011년 103억달러, 2012년 111억달러, 2013년 111억달러 등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 해 101억달러를 기록한 뒤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 상반기엔 자동차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이 22억7000만달러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 해 상반기 60억5000만달러보다 62.5% 줄어든 규모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삼성전자(005930), 현대자동차(005380) 등 우리 수출 기업들이 최근 하락 추세에 있는 대러시아 수출 회복을 위해 손을 잡기로 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오는 3~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하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다. 이 포럼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행사로, 윤 장관은 한국 정부 대표로 초청받아 3일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이번 포럼 방문을 계기로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과 만나 ‘한·러 기업지원 협력 실무그룹 구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러시아 고위급 인사와 우리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러시아 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고위급 인사와의 만남 주선은 선도개발지구 및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등 러시아 극동 지역 인프라·제조·물류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측면도 크다. 러시아는 지난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본격적인 극동 개발을 위해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극동 지역에 선도개발지구 및 자유항을 지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동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의 정진행 사장과 삼성전자의 박상진 사장을 비롯해 현대상선(011200), 롯데호텔, LS네트웍스(000680), 포스코(005490), 두산중공업(034020), 대우조선해양(042660), 범한판토스 등 40개 기업에서 70여명이 이번에 윤 장관과 동행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당장 투자를 확대할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어서 동행을 결정했다.
롯데호텔은 유통이나 호텔체인 분야 진출을 모색한다. 모스크바 롯데호텔이 고급 호텔로 자리를 잡으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진 만큼, 러시아에 호텔을 한 개 더 짓는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해 러시아 기업 등으로부터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5척을 수주했다. 야말 프로젝트는 러시아 가스회사인 노바텍과 프랑스 토탈, 중국 CNPC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베리아 서쪽 야말 반도에 위치한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공공기관 및 협회·단체에서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036460) 사장,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을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코트라, 무역협회 관계자 등이 윤 장관과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천연가스 등 풍부한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수출입은행은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에 진출할 때 금융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각각 모색할 예정이다. 가스공사는 러시아 측에서도 가스를 판매하고 싶은 수요처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윤 장관은 로즈네프트, 스르구네프트가스, 트랜스네프트 등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도 만나 양국의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에 러시아의 참여를 권유할 계획이다.
한편 무역협회와 전경련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러시아 연방상의, 산업기업가연맹과 ‘제8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및 ‘일대 일 상담회’를 개최한다.
양측은 선도개발지구 및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개발에 맞춰 건설, 플랜트, 제조 및 무역, 운송, 유통 분야 기업을 중심으로 한·러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대러시아 수출 촉진을 위한 맞춤형 상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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