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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주가는 이날 오전 대만증권거래소에서 전거래일대비 2.4% 상승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도 도쿄일렉트론(4.7%), 레이저텍(6.7%), 어드반테스트(3.9%), 르네사스 일렉트론(2.2%) 등 주요 반도체주 주가가 이날 오전 동반 상승했다. 영국의 반도체 칩 설계업체 ARM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주가도 3.6% 올랐다.
간밤 미 상무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새로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중국의 군사력 향상에 사용될 수 있는 첨단 칩 기술에 대한 접근을 막기 위해 140개의 기업을 신규 지정하고, 이들 업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 기업을 새롭게 선정한 것 외에도 반도체 개발에 사용되는 24가지 유형의 제조장비와 3가지 유형의 소프트웨어 도구에 대한 새로운 통제가 이번 조치에 포함됐다. 그동안 추측만 난무했던 규제가 가시화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반도체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상보다 규제 강도가 낮은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번 규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타깃으로 삼았는데, 이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0.9%, 1.8% 뛰었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두 기업에 미칠 영향이 미비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데릭 어윈 역시 CNBC에 “HBM 통제가 한국 업체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이들 업체(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HBM 판매나 시장 영향이 상당히 작다. 아마 그러한(중국에서의) 수요를 미국과 다른 시장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일본, 대만의 반도체 기업 주가가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오전 일제히 하락했다. 미 상무부의 규제 리스트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물론 반도체와 관련된 대부분의 주가가 떨어졌다.
중국 증시에서 나우라 테크놀로지와 ACM리서치의 주가는 각각 3%, 1% 하락했다. 홍콩 증시에서도 중국 최대 칩 제조업체인 SMIC의 주가가 1.5% 내렸다.
CNBC는 “지난달 TSMC가 만든 칩이 화웨이 제품에서 발견됨에 따라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의 효과와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가 조치가 이뤄졌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