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노동조합 격인 경찰 직장협의회(직협)가 25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저지를 위한 대국민 홍보전에 나선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부가 경찰을 길들이려는 행위’라며 옹호하는가 하면, 경찰의 반발을 나무라는 시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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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기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법무부의 검찰국이 있으니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도 가능한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며 “경찰력과 검찰력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검찰은 2000여명, 경찰은 13만 명의 공권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없어서, 전단을 배포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초유의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쿠데타’로 규정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향해선 “우린 쿠데타라 생각 않는다, 너무 나가신 게 아닌가”라고 했다.
홍보전을 대하는 시민의 반응은 엇갈렸다.
경찰국 신설 반대를 옹호하는 시민은 직협 관계자 등을 향해 ‘파이팅’을 외쳤다. 부산행 열차를 타러 서울역에 왔다는 신모(여·73)씨는 “경찰은 독립돼야 한다. 경찰들의 대국민 선전전을 응원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무엇이 두려워서 경찰국을 신설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으로 출장을 간다는 직장인 양모(남·50)씨는 “경찰국 신설이 도대체 왜 필요한거냐”면서 “경찰들의 대국민 홍보 행동을 응원한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직협 관계자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이들도 있었다. 70대 한 여성은 전단지를 돌리는 경찰 직협 관계자를 제지하며 “경찰들이 지금 뭐하는 것이냐”며 소리를 질렀다. 이 여성은 “경찰들이 전교조와 좌파 사상에 물들어서 지금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직장인 서모씨는 “경찰국 신설이 독재시대로 회귀한다고 말하는데 이게 과연 맞는 내용이냐”며 “공무원인 경찰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직협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인 시위는 강학선 청주청원경찰서 직협회장에 이어 주동희 경남 양산 경찰서 직협회장, 김연식 경남 경찰청 경위 등이 오후 6시까지 차례로 돌아가며 진행한다. 이종하 울산 중부경찰서 직협 회장도 이날 류 총경 지지 1인 시위를 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 철회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