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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대두 수입 '이미' 중단…6만2690톤 주문 취소

방성훈 기자I 2018.05.03 11:33:2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8월 31일 종료되는 마케팅 연도 수출 물량 중 6만2690톤의 대두 주문 계약을 취소했다. 주문 철회는 지난 달 19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됐다. 중국은 미국 농산물 수출에서 두 번째 큰 시장으로, 미국이 생산하는 전체 대두의 3분의 1 가량을 사들이고 있다. 작년 미국의 대중 대두 수출액은 120억달러(약 12조9000억원)에 달했다.

미국 4대 주요 곡물거래업체 중 한 곳인 번지(Bunge)의 소렌 슈로더 최고경영자(CEO)는 “그들(중국)은 미국산 제품만 아니면 상관없다고 했다. 캐나다에서 일부, 대부분은 브라질에서 대두를 사들였고 미국에서는 아무 것도 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을에 수확할 미국산 대두를 여름에 대량 구매하기도 하지만 무역갈등과 관련, 미국과 중국 간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 달 4일 대두를 포함해 106개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 1300여개에 5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데 따른 보복조치였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의 실질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까지 중국의 경고는 예고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복관세 발표와 동시에 수입을 중단, 무역전쟁을 시작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뼈아픈 일침이 됐다. 대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팜벨트(농장지대) 지역의 주력 수출품들이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대두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주 가운데 8곳에서 승리했다.

한편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수장들은 무역갈등 해소를 위해 3~4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중국 관료 및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무역불균형 및 이에 따른 만성적 무역적자, 지적재산권 침해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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