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네비게이터 펀드'는 변신중…과거 영광 되찾을까

안혜신 기자I 2017.12.12 14:09:40

올 들어 5600억 이상 자금 이탈
이마트·SK 등 편입해 비중 늘려…수익률 회복 기대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네비게이터’ 펀드가 색깔 찾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운용역이 두 번이나 교체되면서 흔들리고 있는 네비게이터 펀드가 전열 정비에 나선 것이다.

1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네비게이터1(주식)(A)’는 최근 들어 LG(003550)SK하이닉스(000660), 이마트(139480) 비중을 늘렸다. 지난 6월부터 편입을 시작한 LG는 10월 기준 3.69%까지 비중이 늘었고, SK하이닉스는 9월부터 포트폴리오에 등장하기 시작해 10월 기준 3.11%까지 비중이 올라갔다. SK의 경우 3월부터 0.49%의 비중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 시작해 10월까지 2.88%로 비중이 늘어난 상태다. 지난 5월 처음 포트폴리오에 이름이 올라온 이마트(0.8%)는 현재 2.15%까지 보유 비중이 커졌다.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 변경이 거의 없는 편인 대형 주식형펀드의 특성을 놓고 볼 때 최근 몇 달 사이 일어난 급격한 포트폴리오 변화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기존 운용역이었던 박현준 전 코어본부장의 색깔을 지우고 네비게이터 펀드 고유의 색깔을 다시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

올 한해 주식형펀드는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진 줄환매에 몸살을 앓았지만 네비게이터 펀드는 유독 부침이 심했다. 네비게이터펀드는 지난 2005년 말에 출시됐으며, 2012년에는 설정액이 2조원이 넘는 대표적인 공룡펀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펀드를 10년 이상 운용하던 박현준 전 본부장이 회사에서 나가고 이후 펀드를 맡게 된 민상균 팀장까지 두 달만에 퇴사하면서 1년동안 두 번 운용역이 바뀌는 내홍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기준 운용설정액이 443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현재는 이상민 매니저가 운용역으로 펀드를 운용 중이다.

네비게이터펀드의 재정비 움직임에 최근 수익률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특히 매니저가 변경된 후인 최근 3개월 수익률은 9.08%로 대형 펀드 중 ‘메리츠코리아 1[주식]종류A’ 11.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금 유출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올 들어서만 563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지난 6일 기준으로는 12월 들어서 아직 자금 유출이 없었다.

이상민 매니저는 “내년 시장 대비를 위한 종목 선택에 집중하면서 점진적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구했는데, 편입 비중이 높은 내수업종이 원화강세와 소비지표 회복 기대로 강세를 보여 최근 성과에 긍정적이었다”며 “단기적으로는 현재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 및 국내 내수 회복에 따른 이익 성장 모멘텀이 강한 개별 종목들에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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