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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 계약 빌미로 군납업체들에 10억 받은 前 육군 소령 쇠고랑

이승현 기자I 2016.03.07 14:50:43

투자비·계약보증금·접대비 명목 받아챙겨..부대 설계도면도 유출
빼돌린 돈으로 주식투자..군 전역 뒤 붙잡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군부대 납품 및 공사 계약 수주 등을 해주겠다고 속여 관련 업체들로부터 총 1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상 사기)로 예비역 육군 소령 김모(46)씨를 구속,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군에서 20여년 간 군수물품 보급업무를 담당한 김씨는 군납업체 선정 과정 등 실무를 꿰뚫고 있었다. 김씨는 ㄱ군 지원사령부 지원통제과장으로 일하던 지난 2013년 4월 식자재 납품업자 김모(54)씨에게 “군납 닭고기 납품 대행을 맡은 축협에 투자하면 매년 투자금의 60~65%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속여 2억원을 받아 가로챘다. A씨를 믿게 하기 위해 축협 조합장 도장을 몰래 새겨 ‘육계투자지급보증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정보사령부 보급대장을 맡았던 2014년 2월에는 전기공사업체 운영자 김모(46)씨에게는 “정보기관에 근무하는 팀장”이라 소개한 뒤 사령부 전기공사를 하청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계약보증금과 접대비 등 1억 96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이를 위해 전기공사 설계도면까지 유출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음료수 업체 전무인 김모(43)씨에게 수의계약으로 납품계약을 체결해주겠다고 속여 계약보증금과 접대비 명목으로 3억 1000만원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군인 신분이던 김씨가 사기 행각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부터 제1·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다 모두 실패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군납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주식에 재투자했지만 또다시 손해를 봤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해 군에서 전역한 김씨는 피해업체로부터 제보를 받은 경찰에 의해 붙잡혀 결국 철장신세를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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