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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양적완화 축소론.."고용둔화등 지표가 변수"

이정훈 기자I 2013.04.10 23:33:15

연준내 양적완화 찬반 팽팽..연말쯤 종료 우려
"3월 고용악화 반영안돼"..향후 지표에 좌우될듯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방준비제도(Fed)내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두고 찬반이 팽팽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벌써부터 양적완화 축소 또는 종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난달 회의 이후 3월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만큼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연준의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지나친 기대도, 섣부른 우려도 이른 시점이다.

◇ 양적완화 찬반 맞서..연말쯤 종료 우려

의회 등에 사전 유출된 탓에 당초 예정됐던 오후 2시보다 앞당겨진 오전 9시에 발표된 지난달 19~20일 연준의 FOMC 의사록은 양적완화 정책을 두고 연준 내에서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단 의사록은 “회의 참석자들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혜택이 비용이나 위험보다 더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고, 특히 “이들 대부분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긴 하지만, 양적완화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는 관리 가능하다고 봤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들이 노동시장 전망의 견조한 개선으로 인해 다음 몇번의 FOMC 회의 이후 일정 시점에 자산매입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들중 일부는 “예상대로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전망이 개선된다면 하반기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고 연말쯤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위원들은 양적완화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했다. 일부는 이같은 조치가 더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리스크가 될 수 있고 금융시장 기능과 향후 출구전략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로 제기했다.

다만 이에 맞서 일부 참석자들은 연말까지 현재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일부 참석자들은 연준이 금융시장 안정성 저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모기지담보증권(MBS)를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아직은 양적완화 유지가 다소 우세하지만, 구체적인 양적완화 규모 축소와 종료 시점까지 언급된 만큼 시장은 서서히 연말쯤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 3월 고용악화..향후 경제지표가 변수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양적완화 축소나 종료 시기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목소리다. 특히 지난달 FOMC 이후 발표된 3월 노동부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존 허먼 미쓰비시UFJ증권 미국 금리전략 이사는 “이번 의사록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전제한 뒤 “이는 지난달 고용지표가 나오기 전의 일이고 이를 감안하면 미국 경제가 연준 목표만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이후에 나올 경제지표들의 향방에 따라 연준 판단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알랜 게일 릿지워스인베스트먼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양적완화에 대한 논의가 예상보다 더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부진한 경제지표 흐름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정책 행보가 분명치 않으며 이후 매달 나올 경제지표 흐름이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 내에서 양적완화 축소 또는 종료에 대한 요구가 이전보다 거세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토드 쉔버거 랜드콜트캐피탈 이사는 “FOMC 의사록은 게임 체인저로서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며 “연준이 시장을 더이상 부양하지 않는 만큼 시장은 홀로서기를 해야할 상황인데, 기업 실적이나 경제지표 등을 볼 때 그럴 수 있다고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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