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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美소비자가 中보다 피해 커"

방성훈 기자I 2018.09.06 12:29:24

"美 2000억弗 추가 관세 가정용품에 집중"
"소비자가격 인상 불가피…美소비자 타격"
"中소비자는 직접 피해 없어…보복 규모 작고 非대중적"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2대 경제권 간의 무역분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 비싼 가격을 치르고 가정용품을 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대부분이 피해를 입지 않을 것”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사바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과의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매우 잘 해왔지만, 중국이 선호하는 딜에 합의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일 의견수렴 절차가 마무리되면 2000억달러(약 222조원)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25% 관세를 추가로 물리는 계획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공청회에서 논의되는 추가 관세 부과 품목들이 냉장고부터 숟가락까지 미국 가정에서 꼭 필요한 제품들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600억달러어치 보복관세 대응을 시사하고 있지만 소비자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비교하면 수입 규모가 작은데다 보복 예상 품목이 제조 관련 부품, 화학제품 및 의료기기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서다. 수입 예정인 많은 품목들 역시 요트나 대중 운·수송 차량, 가발 등 대중적이지 않은 것들이다.

맥쿼리증권의 래리 후 대중화권 경제 부문 책임자는 “중국은 소비자보다는 기업들이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 대부분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 대표 품목들. 즉, 중국의 주요 대미(對美) 수출 품목. (표=블룸버그·미국 상무부)
양국 간 관세 부과 규모나 품목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역수지 불균형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약 505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대부분이 전자제품, 의류, 가정용 가구, 장난감 및 스포츠 관련 장비 등 일상적인 소비 제품들이었다. 반면 대두, 항공기, 기계 및 플라스틱 등 13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수입은 소비자와는 다소 거리가 먼 품목들인데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재)가공돼 다른 곳으로 수출됐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무역수지 불균형, 즉 미국산 수입품으로부터 거둬들이는 관세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2000억달러 추가 관세를 물리더라도 중국은 같은 규모로 보복할 수 없다. 이에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 다른 보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에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중국 소비자들이 아예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례로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인 중국은 지난 7월 돼지사료에 쓰이는 대두(콩), 옥수수, 사탕수수 등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관세를 물렸다. 이는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맥쿼리증권의 후 이코노미스트는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광범위한 경제적 불확실성은 단순히 관세 부과에 따른 것보다 많은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엔 중국인들이 자동차와 같은 큰 지출에 두려움을 느끼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주요 대미(對美) 수입 품목. 항공기 및 부품, 대두(콩), 운·수송 차량, 산업용 기계, 원유 등 (표=블룸버그·미국 상무부)


미중 무역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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