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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추락 계속될까, 깜짝 반등 조짐일까(종합)

김정남 기자I 2017.02.24 13:55:41

2월 소비심리지수 '소폭 반등' 두고 해석 분분
절대 수준은 '바닥'…'추가 하락 없다" 전망도
최근 정부의 내수 활성화 대책 맞물려 더 주목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1차 대외경제장관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소비의 침체가 계속될까, 아니면 깜짝 반등의 조짐일까.

이번달 가계의 소비심리가 소폭 반등하면서 그 여파를 두고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민간소비의 부진은 우리 경제를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꿈틀대는 기업 경기도 민간소비가 받쳐줘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게 경제계의 평가다. 소비심리의 움직임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특히 정부가 매달 금요일 조기 퇴근 도입 등을 뼈대로 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직후 나온 통계여서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4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CCSI가 상승한 건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지난 2003년 이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그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이번달 CCSI는 해석이 애매한 수준이다. 1.1포인트 상승은 여전히 소비심리가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추가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주요 항목들은 대체로 ‘보합권’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달 소비지출전망CSI는 104로 전월과 같았다.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소비 전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매달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 추이다. 정국 혼란과 함께 지난해 11월 CCSI가 급락했다가 계속 하락했는데, 올해 2월 4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출처=한국은행


◇아직 ‘바닥’인 소비심리

소비심리의 절대적인 수준은 아직 ‘바닥’이다. 이번달 CCSI는 금융위기 후폭풍이 우리 경제를 덮친 2009년 3월(75.0) 이후 가장 낮다. 최근처럼 95 안팎 수준의 낮은 수준을 4개월째 이어간 것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그 전례를 찾기 어렵다.

실제 한은이 판단하는 민간소비 동향은 지난달 경제전망 당시보다 더 악화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소비는 심리 위축 지속 등으로 전망 수준을 다소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올해 들어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 상승률은 각각 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1.6%에 그쳤다.

실제 불안 조짐도 곳곳에 숨어있다.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나타내는 임금수준전망CSI는 110으로 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가계수입전망CSI(97)도 전월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물가인식 역시 지난달과 같은 2.7%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다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상우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소비자심리지수가 70~80대로 다시 급락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장기평균인 100보다 낮으니 회복됐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생활형편CSI(88)와 생활형편전망CSI(93)는 전월 대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가, 또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계가 많았다는 의미다.

현재경기판단CSI와 향후경기판단CSI도 각각 4포인트, 3포인트 오른 55, 70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수출의 회복세가 소비에 점차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국 혼란의 피로감이 커지고 동시에 대선 정국이 무르익는 영향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한 정책당국자는 “전례를 보면 대선 이후 새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 경제심리가 더 좋아지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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