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에 빠진 사람들...음료·주류업계 무가당 경쟁 '치열'

문다애 기자I 2023.04.03 14:33:02
맥키스컴퍼니도 제로 슈거 트렌드를 반영한 소주 '선양'을 출시했다. 맥키스컴퍼니 제공.
[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식음료업계에 불기 시작한 제로 슈거, 저칼로리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제로 슈거, 저칼로리 제품이 봇물을 이루는 배경에는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자’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음료를 절제하며 괴로움을 느끼기보다 당을 뺀 음료로 건강과 즐거움을 모두 챙기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제로 슈거 제품은 설탕이 아닌 감미료를 첨가해 맛을 내므로 혈당과 칼로리 걱정을 덜어준다. 맛에 있어서도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보니 음료를 고를 때만큼은 무가당 제품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특유의 끝맛이 싫다’, ‘밍밍하다’ 등의 이유로 제로 슈거 음료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지만 많은 브랜드가 기존 제품의 맛을 최대한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맛에 큰 차이는 없게 됐다. 이에 제로 슈거 음료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탄산음료에서 시작된 무가당 제품 경쟁은 주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술 한 잔을 마시더라도 건강하게 마시자’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제로 슈거 소주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과당을 첨가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라도 알코올이 가진 기본적인 열량 탓에 제로 칼로리 소주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소주업계에서는 제로 슈거 소주의 열량이 기존 소주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평균 300~400kcal 정도에 머문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무가당 소주의 열풍을 이끌어낸 대표 제품인 ‘처음처럼 새로’와 ‘제로 슈거 진로’의 열량은 각각 324kcal, 326kcal로 200kcal대를 뚫진 못했다.

이 가운데 맥키스컴퍼니도 제로 슈거 트렌드를 반영한 소주 ‘선양’을 출시했다. 이는 360ml기준 298kcal로 국내 최저 칼로리 소주다. 쌀과 보리의 증류원액을 블렌딩해 소주맛의 풍미를 높이고, 자체적으로 개발해온 산소숙성촉진공법을 적용해 부드러우면서도 소주 본연의 깔끔한 맛을 살렸다.

스포츠음료와 추억의 음료 역시 무가당 열풍에 뛰어들었다. 코카콜라사는 칼로리를 낮춘 제로칼로리 스포츠음료 ‘파워에이드 제로’를 출시했다. 운동 중 손실되기 쉬운 수분을 칼로리와 당 부담 없이 보충할 수 있는 음료다.

인기 제품인 저칼로리 파워에이드 ‘마운틴 블라스트’의 깔끔한 맛은 유지하고 칼로리와 당은 줄여 운동 후에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1982년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추억의 음료 일화의 맥콜은 ‘맥콜 제로’로 재탄생했다. 보리추출액 10%, 비타민 3종을 넣어 기존 음료의 구수한 보리 맛과 영양은 유지하되 설탕 대신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의 대체감미료를 사용해 당과 칼로리를 모두 낮췄다. 출시 기념 네이버 라이브 방송에서는 1시간 만에 물량이 완판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로 슈거 열풍에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음료·주류업계는 앞으로도 무가당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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