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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손 뗐지만…구조조정 압박 거세진 유니레버

이민정 기자I 2017.02.21 14:12:12

다른 유럽 생활용품 기업들에게 비해 주가 상승 저조
투자자들, 인수합병 등으로 주주이익 증대 강조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크래프트하인즈가 유니레버에 대한 1430억달러에 이르는 인수제안을 철회한 가운데 인수 관련 파장으로 유니레버 내부 구조조정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니레버는 크래프트의 인수 포기 보도 직후 런던 증시에서 6.6% 하락했다. 직전 금요일 크래프트의 인수 제안 소식이 공개된 이후 주가가 13% 상승한 것을 절반정도 까먹었다. 유니레버는 최근 몇년동안 인수 합병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투자자들에게 공공연히 밝혔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수익성이 좋지않은 사업부문을 매각하거나 대규모 인수합병 등을 통해 주가를 상승시켜 주주들의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유니레버 주가는 다른 유럽 생활용품 기업 주식들보다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엑산 BNP 파리바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유니레버 주가 상승률은 193% 그쳤다. 동종업계의 헨켈이 같은 기간 464%, 레킷 벤키셔가 290%, 로레알이 21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워런 아커만 소시에테 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유니레버가 각성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유니레버는 이윤 폭도 미국과 유럽의 동종 기업들 보다 뒤쳐질 뿐 아니라 자사주 배당도 뜸하다. 유니레버가 마지막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 2007년, 특별배당을 한 것은 1999년이다. 제프 스텐드 엑산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지만 대가는 평범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크래프트의 인수 시도 이후 유니레버 안팎에서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마가린 등 스프레드 사업부분의 매각, 분사 또는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검토해 볼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대로 유니레버에서 손을 뗀 크래프트는 지난 2015년 브라질 사모펀드 3G캐피털과 손을 잡은 이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장 유니레버 인수를 접자마자 또 다른 투자처를 물색중이다. 3G는 기업 인수 등을 위해 자금을 100억달러 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크래프트에 속했다가 지난 2012년 분리된 몬델리즈를 크래프트의 다음 인수타깃을 점치고 있다. 몬델리즈는 크래프가 사업을 확장하려고 꾀하고 있는 이머징 시장에서 이미 어느 정도 영향력을 확보해 인수시 시너지를 낼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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