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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덕분에.. 티볼리·트랙스 등 가솔린 SUV '선전'

김형욱 기자I 2016.03.14 15:03:59

연비 약점 불구 올 1~2월 전체 판매 절반 육박해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도 가솔린 모델 첫 추가
니로·라브4 등 하이브리드 SUV 출시도 잇따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가솔린 엔진을 단 SUV가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올 들어 선전하고 있다. 여기에 낮은 연비를 개선한 가솔린 하이브리드 SUV도 잇달아 등장하며 디젤차에 반격을 꾀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소형 SUV인 쌍용자동차(003620) 티볼리의 올 1~2월 가솔린 판매 비중은 49.1%였다. 전체 6596대 중 3236대가 가솔린, 3360대가 디젤로 거의 반반이었다.

티볼리는 작년 1월 배기량 1.6리터 가솔린 엔진 모델을 먼저 출시한 후 7월 1.6 디젤을 추가했다. 출시 후 적잖은 연비 격차(국내 공인 복합연비 기준 가솔린 12.0㎞/ℓ 디젤 15.3㎞/ℓ)로 디젤 모델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가솔린은 절반에 가까운 판매를 유지했다.

쌍용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
동급 쉐보레 트랙스도 마찬가지다. 작년 8월 디젤 모델 추가에도 올 1~2월 가솔린 판매량 비중은 45.5%(전체 1284대 중 584대, 디젤은 700대)로 역시 절반에 육박했다.

가솔린 소형 SUV의 예상 외 선전은 유가 하락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한때 2000원에 육박했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올 들어 1300원대로 떨어졌다. 주행거리가 많지 않은 한 15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을 주고 디젤 모델을 살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티볼리 가솔린(1763만~2305만원)과 디젤(2008만~2450만원)의 가격 격차는 150만~250만원 전후이고 트랙스도 이와 비슷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젤 모델의 연비가 월등히 높고 더 나중에 출시한 신차임에도 가솔린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는 건 저유가로 고객의 연비 부담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 카니발
중형 이상 다목적차(MPV)에서도 가솔린차 수요가 늘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 카니발은 2014년 3.3 가솔린 모델 판매량이 4대로 전체의 0.0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30대(1.5%)로 늘었고 올 1월에는 한 달 새 154대(2.7%) 판매됐다.

각 자동차 회사는 이 같은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SUV 라인업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하고 있다. 작년까지 세단 라인업에도 디젤 모델을 추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005380)는 15일 준중형급 SUV인 투싼에 처음으로 가솔린 모델을 추가한다.

낮은 연비 약점을 극복한 하이브리드 SUV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도요타는 올 들어 고급 중형 SUV인 RX시리즈와 라브4 하이브리드를 연이어 내놨다. 기아차도 이달 첫 국산 하이브리드 SUV 모델인 ‘니로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승차감 개선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디젤차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상대적으로 더 낮은 가격과 정숙성을 갖춘 가솔린 수요도 여전히 적지 않다”며 “저유가로 주유비 부담이 줄어든데다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으로 연비까지 개선한 만큼 경쟁력은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기아 니로 티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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