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北 조악한 생필품에 불호령

김화빈 기자I 2022.06.14 14:59:19

코로나 19 고강도 봉쇄에 따른 민심이반 우려인 듯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산’ 생필품의 조악한 품질을 접한 뒤 당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한 사연이 전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10일 열린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의 후일담을 소개하는 기사 ‘인민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새겨준 의의 깊은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들이 실생활에 사용하는 물품(아동용 벨트·치약 등)을 사오라고 직접 지시했다.

신문은 상품 품질에 대해 “혹독한 시련 속에 그런 소비품이라도 보장되면 다행이라고 여긴 일꾼들은 없었던가”라고 묘사하며 품질이 처참했음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당 간부들을 겨냥해 “소비품의 질이 어떠하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 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우리 앞에 나선 경제 과업들 가운데서 급선무는 농사와 소비품 생산이다. ‘선질후량’ 원칙에서 인민들이 경공업의 덕을 실지 입을 수 있도록 소비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라고 지시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격한” 상태로 불호령을 내렸고 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은 “고개를 숙이고 자책감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또 “김덕훈 내각총리가 평양시 안의 경공업 및 상업 부문의 여러 단위 사업을 현지에서 요해(점검)하였다”며 “우리 인민들이 경공업의 덕을 실지 입을 수 있도록 인민소비품(공산품) 생산에서 뚜렷한 개진을 가져올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김 총리가 선교편직공장, 평양일용품공장, 평양신발공장을 돌아보며 “질 좋은 소비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시했으며 평양제1백화점과 서평양백화점을 찾아 “인민들의 물질적 복리를 증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라”고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생필품 문제를 거론한 것은 코로나19발 고강도 봉쇄로 급격한 민심이반이 감지되자 이를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도 지난 11일 전원회의 평가 자료에서 북한이 경공업을 강조한 것은 생필품 부족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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