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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면역일까, 변이 감염력 떨어졌나…日 코로나 급감 미스터리

김보겸 기자I 2021.11.08 15:20:35

하루 2만5000명→현재 100~200명…사망자 '0'
백신면역·자연면역 형성하고 델타변이 감염력↓

지난 7일 일본 도쿄의 긴자 거리에 몰려든 인파(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도쿄올림픽 직후만 해도 하루 2만5000명에 달하던 일본 코로나19 확진자가 7일 162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검사 수를 줄인 결과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지만, 사망자도 0명을 기록하며 일본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집단면역 효과나 일본 독자적 델타변이의 감염력 상실 등을 꼽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일본 내 감염 급감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몇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먼저, 일시적인 집단면역 효과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7월부터 64세 이하 접종이 급증하면서 수천만명이 면역됐고, 동시에 사람들도 감염 위험이 높은 행동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증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위터 등에서 ‘노래방’이 언급되는 횟수가 줄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무증상 감염자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일시적 집단면역 효과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테다 가즈히로 도호대학교 교수는 “지난 8월 일본에서 델타 변이가 유행할 때 젊은층은 무증상 감염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실제 감염자는 확인된 수치보다 3~4배 많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추정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과 감염 뒤 자연면역을 갖춘 이들이 늘면서 8월 이후 감염자가 급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독자 델타 변이가 감염력을 상실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거리두기를 하고 백신을 맞는 것만으로는 일본에서 급격하게 확진자가 줄어드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로키 도시오 도쿄대학교 명예교수는 “국내에선 일본 독자의 델타 ‘AY·29형’이 다섯 번째 대유행의 주류였는데, 이것이 수습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가설이지만 어떤 유전자 영역에서 (델타 변이에) 감염력이 없어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델타 변이가 자체 변이를 거듭하다 자멸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마쓰우라 요시하루 오사카대학교 특입교수는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는 너무 많은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감염됐을 때 증식에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 정보가 망가지는 등 자멸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이전에 우세했던 변이는 델타 변이의 유행에 밀려 세력이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염증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와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제6차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며 백신 3차 접종 등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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