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뤼디그룹이 이 사업을 맡게 되면 서울의 ‘랜드마크’ 빌딩을 중국 자본이 짓게 되는 것이어서 우려 섞인 불만의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22일 박원순 시장과 장위량 뤼디그룹 회장이 시청 집무실에서 ‘상암DMC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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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트 측은 3조7000억원을 투자해 133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말 그대로 이 빌딩을 서울시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고 결국 2012년 6월초 매매계약이 해제되면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이후 서울시는 사업자를 찾기 위해 국내 대형건설사 위주로 의사 타진을 했으나 거절당했고 결국 중국 뤼디그룹을 설득해 투자의향서 체결까지 이루게 된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 11월 초 중국 순방시 상하이에 있는 뤼디그룹 본사를 직접 방문해 서울의 경제 전망과 투자여건을 설명하고, 뤼디그룹의 투자 관심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10년이나 끌어온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있고 뤼디그룹은 서울의 ‘랜드마크’ 빌딩을 지을 수 있다는 상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어 뜻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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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사업에 참여할 곳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상암동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짓는다는 것에 대해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과거 서울라이트타워 측에서도 최초 사업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면 1조10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서울시에 착공 연기와 층수 하향 조정 등을 요청한 바 있다.
결국 서울시가 모양새는 공개경쟁 입찰로 해 놓고 사실상 뤼디그룹을 사업자로 선정해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중국기업이 서울의 랜드마크 개발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을 수 있고, 또 뤼디그룹의 사업성을 보장해 주기 위해 층수 하향 조정 등 다양한 특혜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 측은 층수를 100층 아래로 낮추는 것과 관련해 내년 1~2월께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광화문과 강남, 여의도 등 기존 업무지구에도 비어 있는 건물이 많이 있는데 상암동에 100층짜리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관심을 가질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게다가 서울의 ‘랜드마크’가 중국 자본에 넘어간다는 인식이 심어지면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